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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한 한라산 등정

양현모 2018. 4. 2. 21:31

 

 

 

 

 

 

 

 

 

 

 

 

 

 

 

 

 

오늘 계획대로 아내와 함께한 한라산 등정을 강행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나름대로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염원을 담았다

 

또한, 인생1막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힘차게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앞으로의 삶도 아내와 건강하고 행복하게 동행할 수 있길 소망하는 바램도 담았다

 

그런 의욕만큼이나 오늘 한라산 등정을 위한 성판악으로 향한 마음은 가벼웠고 날씨는 쾌청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작한 한라산 등정은

해발 1000m쯤에서 더뎌지기 시작한 아내의 발걸음에서 첫번째 시련이 닥쳐왔다

 

나는 아내의 등을 떠밀거나 손을잡아 이끄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정상을 향해 돌진했다

 

12시30분까지 진달래휴계소를 통과해야 한라산 정상을 향해 갈수있다는 시간제한 때문에 마음은 조급해졌다

 

가까스로 진달래휴계소를 통과하고 해발 1600m지점에서

아내는 체력이 고갈된듯 더이상 움직이는 자체를 고통스러워했다

 

이러다가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함께 여기까지와서 포기 할 수없다는 생각이 교차하며 초조하고 마음을 무겁게 했다

 

두번째 시련은 정상을 목전에 두고 그렇게 찾아왔다

뒷동산도 제대로 올라갈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온 아내에게 너무 무리한 계획을 강행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괴로운 순간이었다

 

해발 1600m지점부터는 그야말로 정상까지 가파르게 올라가야하는 난코스다

 

나는 진퇴양난인 상황에서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아내가 회복되어서 조금씩 움직여 주길 간절히 바랬다

 

이런 나의마음을 알아주기나 하듯이 아내가 정상을 향해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아내의 배낭을 받아들고 조심스럽게 한발한발 아내를 부축하며 정상을 향해서 다가갔다

 

지금까지 아내와 함께해온 삶들이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결코 순탄하지않은 삶을 지금까지 잘 버텨주면서

잘 극복해온 동행이었다

 

지금 나는 그길을 아내와 함께가고 있음에 아내를 부축하는 손에 힘이갔다

 

오늘 아내가 정상에서서 한라산 백록담을 볼 수만 있다면

어떤 것도 할 수있을 것 같았다

 

정상이 다가오자 아내는 힘을 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한라산정상!

백록담은 푸른 물을 담은 채

의연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이렇게 정상에서서 환호하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고난을 겪어야 하며

험난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과정은 더욱 그렇다

 

오늘 끝까지 함께해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본다

 

목표가 분명했기에 가능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