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을 하다보면
일기예보에 민감해진다
물론 조선소나 건설현장도
마찬가지겠지만ᆢ
농부들은 농장에 물을 줘야하는 시기에
때맞춰서 비가 내려주면ᆢ
정말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그래서 비오는 날에 맞춰서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한다
요즘처럼 폭염더위에는
아침 저녁으로 물을 줘야한다
물을 주려면 흠뻑 줘야 하는데
비가 내려서 열받은 땅을 식혀주면서
농장전체에 골고루 적셔주는 것보다는
못하다
그래서 비를 기다린다
그런데 기다리는 비는
중부지방에 폭우로 쏟아내고
이곳 영남지역에는 장마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기다리는 장맛비는 야속하게도
이번 주말에도 내리지 않을 모양이다
대지위에 뿌리를 내리고 ~
울타리를 타고 올라거던 덩굴들이
갈 길을 멈추고 갈증을 호소한다
조선소현장에는 찜통더위에
작업복을 땀으로 흠뻑적신
소금꽃 노동자들이 있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은
뜨거운 조선소현장에서 흘린 땀으로
작업복에 묻어서 굳어버린 것을
소금꽃으로 표현했다
그 김진숙이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일년넘게 목숨을 건 투쟁을 전개 할 때
전국의 노동자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연대투쟁에 나섰다
자본은 끈질기게도 버티면서
교섭과 협상을 통한 해결방법보다
노동자들의 굴복을 강요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투쟁이ᆢ
크레인으로 올라가고
공장굴뚝으로 올라가고
송전탑으로 올라간다
자본의 공세에 맞서기보다는
여론에 굴복해버린 나약한 노동자들의 모습이 더 고통스런 날들이다
노동자들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연대의 틀을 스스로 허물겠다고 한다
가뭄날씨 만큼이나 답답하다
타는 목마름으로~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