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수확]
들깨씨를 늦게 심으면서
깻잎이나 뜯어먹자했다
장마가뭄에도
가끔씩 내리는 비에
납짝 엎드려있던
들깨모종이
허리를 펴고 일어난다
들깨모종의 생명력은
다른 작물에 비해 남다르다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고 나면
넙적한 잎파리를 내어준다
들깻잎을 따서
깻잎김치에 장아치도 담갔다
그러던차에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가면서
들깨밭은 쑥대밭이 되었다
내년 고추모종 할때나
들깻대를 뽑아낼 참이였다
그런데 들깻대가 쓰러진 채로
가을햇살에 거무스름하게
익어가고 있었다
기대는 안했지만ᆢ
들깻대를 베어서
털어보았다
제법 알갱이 떨어지는 소리가
비오는 소리와 같다
가을날 살랑살랑 불어대는
둔덕벌판에서ᆢ
껍데기는 가고
알곡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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