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장마

양현모 2023. 6. 29. 11:58

[장마]

산봉우리에 얹혀있던 비구름이 내려와
사람들 머리위로 빗물을 쏟아낸다
우산위로 튕겨오르는 빗방울이
굵고 세찰 수록 많은 비를 예감한다

창문을 두둘기고 유리창에 빗물이
타고 내리면 온통 창문밖 풍경은
비에 젖어 흔들린다
빗줄기 속에서도 두주먹 움켜졌던
그해 뜨거운 여름 날들이 스친다

장마는 그해의 여름 날만 기억하여
해마다 우리곁을 찾아온다
때론 거센 비바람을 몰고와서
온 세상을 할뀌고 뒤집어 놓는다

자연 앞에 한주먹도 안되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오만과 독선이 아프게 느껴질 때면ᆢ
장마는 그 뜨거운 여름 날처럼 ~
세상 민중들의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92년 장마, 종로에서**
https://youtu.be/AJfvq8fVRX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