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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는

양현모 2024. 9. 2. 13:46

[9월에는~]

9월에는 편지를 써야겠다
정성스럽게 연필로 꼭꼭 눌러쓴
손편지를 수십년만에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문득 8월 마지막 날 석양을 보면서 부터다
모바일 카톡문자로 익숙해진 시대에
굳이 손편지를 써야겠다는 건
젊은시절 쓰다만 편지가
갑자기 생각났기 때문이다
밤새 쓰다가 지우며 ~
고민했던 시절의 고뇌가
8월에 멈춰서 있고 9월이면 잊혀져가던 때
군사독재의 야만이~
수십년이 지나서
검찰독재의 망령으로
살아나고 있는 즈음에~
뜨겁게 달구어진 아스팔트길은
9월의 바람에 서서히 식어갔다
그시절 어떤 힘도ᆢ
젊음을 갈라세울 수 없었던 열정
뜨거운 팔뚝으로 오로지 지키고자 했던
우리들의 시절. 시대. 계절에게~
9월에는 편지를 써야겠다
책갈피속에 묻어둔 편지를 완성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ᆢ
배신과 변절의 아픔을 딛고
지금도 시청광장에서 싸우고있는
9월! 그대들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