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광생각=>"복수노조제도가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자본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단위사업장에는 어용노조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고 말것이다. 강성노조를 때려잡는 노동탄압 노동통제가 복수노조라는무기로 자본에의해서 활용되어지는것을 막아야 한다! "
실리 성향의 새 노조, 교섭권 이관 요구
기존 노조 “ 회사 지원 받는 어용노조”
한진중공업 노조가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지난 11일 새로 설립된 실리 성향의 노조로, 기존 노조 소속 노동자들 다수가 옮겨갔다. 새노조는 현재 513명(64.3%)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어 284명(35.6%)에 그친 기존 노조보다 조합원 수가 많다.
새 노조(김상욱 노조위원장)는 기존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차해도 지회장)에 교섭권을 넘기라고 압박하고 있다. 새 노조는 상급단체 없는 기업노조 형태다.
그러나 기존 노조는 “새 노조가 회사쪽의 지원을 받는 어용노조”라며 교섭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법 상 기존 노조는 2013년 7월까지 교섭권을 갖고 있다.
1일 한진중공업 양쪽 노조 관계자와 인터뷰를 통해 갈등의 씨앗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다음은 김상욱 새노조 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 일문 일답이다.
-새 노조를 만든 이유가 뭔가.
“지금까지 한진중공업 노조가 앞장서 투쟁을 하는 동안 노동자들의 실질임금과 노동조건이 엄청나게 뒤쳐졌다. 투쟁에 비해 결과물이 적어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컸다. 심지어 3년동안 임금단체협상도 못했다. 이제 한진중공업 노동운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노동운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지난 10월 강성인 차해도 위원장이 당선된 이유는 뭔가. (김상욱 위원장은 지난 해 10월 치러진 노조 선거에서 32.1%의 득표율에 그쳐 54.5%를 얻은 차해도 지회장에 크게 뒤졌다.) “그 때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 위에 있었다. 조합원들은 그 문제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사람이 차해도 지회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뽑아놓고 봤더니 김 지도위원 내려오고 끝나더라. 임단협이나 이런 노동조건 문제 해결을 안하고. 어느 특정 한 사람만 승리자가 됐고 조합원들은 모두 피해자가 됐다.”
-기존 노조 안에서 개혁을 고민할 순 없었나.
“금속노조 규약에는 규약에 어긋나게 행동하면 징계를 받게 돼 있다. 몇년 간 너무 정치투쟁을 해서 조합원들이 힘들어 한다. 그래서 우리랑 맞는 사람들끼리 새로 하자고 결의하게 됐다.”
-어용노조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자기들과 안맞으면 어용노조라고 비난하는 거다. 해명할 가치도 없다. 어용노조에 왜 과반수가 넘는 70% 조합원이 가입하겠나. 회사의 지원은 전혀 없다.”
-해고자에게 가입 자격을 주지 않은 이유는 뭔가.
“오보가 나간 거다. 법적으로는 당연히 해고자는 조합원이 아니다. 그러나 해고자도 새 노조에 가입하겠다고 하면 마다할 이유 없다.”
-‘정리해고자 94명을 노사 합의일(지난해 11월10일)로부터 1년 안에 복직시킨다’는 노사합의안을 새 노조가 파기할 가능성도 있나.
“그 약속은 한진중공업이 국회와 국민 앞에서 한 것이다. 한진중공업이 경영을 더 안할 생각 있다면 모를까. 그건 지켜야 한다. 만약 우리가 교섭권을 갖게 되어도 회사에 그 약속은 계속 지키라고 요구할 것이다.”
-법적으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에 교섭권이 있는데?
“조직률 70%가 넘는 새 노조가 조합원을 대표하는 곳이다. 진정 조합원을 대변하는 노조가 교섭권을 갖는게 옳다.”
다음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고지훈 사무장과의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차해도 지회장은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새 노조가 아니라 회사다. 복수노조 관련 건은 사무장이 모든 해명을 하도록 일원화 했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다만 “조합원들이 언젠가는 다시 민주노조를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고 짧게 견해를 밝혔다.
-새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해 노조 선거 할 때부터 회사가 복수노조 준비한 사람들을 배후 조종했다. 그러나 그들은 선거에서 졌고 이후 복수노조를 만든 것이다.”
-근거는 있나.
“물증은 없다. 그러나 여러 정황들이 있다. 조합원들로부터 여러 제보를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해 노조 선거 때 김상욱 후보 쪽을 도우려고 회사가 직원들에게 일인당 회식비 3만원을 지원했다. 그 회식 자리에 가면 관리자들이 3번을 찍으라고 직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얘기했다고 들었다. (김상욱 후보는 당시 기호 3번이었다.) 또 관리자들이 꼭 건배 제안을 3번씩 했다고 하더라. 무슨 의미인지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수 있는 행동이었다.”
-회사의 노조 선거 개입은 불법이다. 왜 그 때 문제제기 하지 않았나.
“그 때 우리는 노조 집행부가 아니었다. 또 회사가 당시 우리에게 우호적이었던 조합원들 대다수를 다대포 교육원으로 보내버려 문제제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조합원들의 이탈률이 이렇게 큰 이유가 뭐라고 보나.
“정리해고와 크레인 농성문제는 일단락됐는데 나머지 조합원들 임단협 문제가 정체돼 있었고 또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생활고가 심각했었다. 그 틈에 복수노조 준비하던 사람들이 ‘새 노조에 가입하면 설 연휴 전에 생계비 지원을 한다’거나 ‘휴업자들은 빨리 복귀하게 된다’는 식으로 설득을 했다더라.
실제 회사의 새 노조 지원도 있었다. 회사가 새 노조와 대화 해 새 노조 가입자에게 300만원씩 생계비 대출을 해주었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 밖에 없지 않았겠나.”
-새 노조에는 단체교섭권이 없는데 어떻게 회사로부터 그런 걸 얻어낼 수 있나.
“교섭이 아니라 간담회 형식으로 회사와 대화를 했다. 법망을 피해 가고 있다.”
-한진중공업 지회가 먼저 생계비 지원 협상을 했다면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었을텐데 왜 안했나.
“우리는 회사 쪽에 계속 조합원들의 생계가 곤란하니 교섭을 하자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회사는 우리가 출근 선전전을 했다는 이유로 교섭장에 나오지 않았다. 그 뒤 지난달 20일 새 노조와 협의해 회사가 조합원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한 것이다.”
-새 노조는 교섭권을 넘기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새 노조는 어용노조다. 지금 당장은 회사가 노조 무력화를 위해 새 노조의 말을 잘 들어주겠지만 이후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조합원들의 장기적인 이득을 위해서라도 민주노조가 교섭권을 갖고 있는 게 옳다. 교섭권은 절대 넘길 수 없다.”
생계비 300만원의 성격에 대해서는 새 노조와 기존 노조 사이의 주장이 엇갈린다. 새 노조 쪽은 형식상으로는 대출이지만 나중에 갚지 않아도 되도록 재협상하겠다고 해명하고 있으며, 기존 노조 쪽은 새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지급한 대출금을 생계비 무상 지급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형식상으로는 대출금이 맞다”고 설명했다.
회식비 지원에 대해 새 노조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새 노조가 급격히 세를 불린 배경에 회사 쪽 지원이 어느 정도 구실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도 1일 짧게 전화 인터뷰를 했다. 김 지도위원은 새 노조 김상욱 위원장에 대해 “자기 얼굴에 침뱉기 행동을 하고 있다”며 맹비난 했다. 김 지도위원은 “김상욱 위원장은 채길용 집행부 당시 노조 수석 부위원장이었다. 기존 노조가 조합원들의 임금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자신들이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자아비판 하는 것과 똑같다. 차해도 집행부는 출범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자신들의 잘못을 차해도 집행부에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조 포기하면 돌아올 결과는 뻔하다. 어용 노동조합은 회사의 정리해고 압박을 이겨낼 수 없다. 민주노조 정신 지켜나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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