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맘때,
그러니까 처서 물 지나고 백로 절기 지나, 추분이 되면 선선한 초가을 바람으로 먹먹해지는 가슴은 무엇이냐?
앙금 없이 걸러내는 마음 하나 갖고 싶어 이토록 참고 견뎌온 시절인데,
오죽이나 못났으면 그 흔한 쑥부쟁이 한 아름 모두 빼앗기고 슬금슬금 물러나는 꼴이라니,
구차하게 흔들리는 억새꽃 비웃음이 절로 나를 슬프게 한다.
눈치껏 산에 올라 외로움 타는 물푸레나무 알몸 만지는 자유가 있어서 좋고,
옹달샘 가까이 가면 시원한 물 한 모금 누가 먼저 마시고 갔는지 몹시 궁금하다.
산 아래 끝자락,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한 폭의 풍경으로 궁구는 낙엽,
그 우직한 생명의 무덤을 쌓고 있는 가을은 언제부터 외로운가?
♡박종영의 언제부터 외로운가?
추분이 지나고 가을 밤은 더욱 길어지고 깊어갈 것이다‥
아직 이곳은 비는 내리지 않지만‥
가을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이젠 조석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가을 타기 좋은날씨‥
적당히 사색하고‥
적당히 고독하며‥
이 가을을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