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옥취사(比玉聚沙)
인생을 살면서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그 어떤 일 보다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면 천리를 멀다하지 않고 찾아가 만나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친구도 처음에 만날 때는 의기가 맞아 화통하게 친구사이로 지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멀어지는 경우가도 있고, 처음에는 담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은근한 향기와 기품이 느껴져서 오래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군자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처음엔 물처럼 담담하지만 그 사이가 오래가게 되고, 소인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처음엔 술처럼 달콤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만나고 헤어진다는 비유가 있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은 군자들의 사귐을 옥에 비유하고 소인들의 사귐을 모래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군자지붕
君子之朋은
여비옥
如比玉이라!
군자들의 친구관계는 비유하자면 옥이 모이는 것과 같다.
온호기상친
溫乎其相親이나
그 서로 친하기가 따뜻하면서도
율연이자수
栗然而自守라.
엄격하게 자신을 지키기 때문이다.
소인지당
小人之黨은
여취사
如聚沙라.
그러나 소인들의 친구관계는 마치 모래를 모아놓은 것과 같다.
시이잡답
始焉雜沓이오
처음 만나서는
서로 잘 섞이고
불택정조
不擇精粗나,
부류를 가리지 않고
잘 사귀나,
종언리진즉
終焉利盡則,
끝내 이해관계가 없어지면
석연이상리
釋然而相離라!
얼음이 녹듯 서로 갈라지게 된다.
군자와 소인의 인간관계를 옥과 모래로 잘 비유한 서애 유성용 선생의 글귀입니다.
군자의 만남은 옥이 서로 만나는 것처럼 서로를 밝혀주고 자신의 빛을 잘 유지한다.
만날 비자, 구슬 옥자,
比玉, 소인의 만남은 모래가 서로 섞이는 것처럼 잘 부서진다.
모일 聚자, 모래 沙자,
聚沙라!
요즘 이해관계에 따라 쉽게 만났다 헤어졌다, 모래알처럼 부서지고 흩어지는 시대에 한 번쯤 되새겨 봐야할 귀한 말씀입니다.
*~*~*~*
내가 두 귀로 들은 이야기라해서
다 말할 것이 못되고,
내가 두 눈으로 본일이라해서
다 말할 것 또한 못됩니다.
들은 것을 들었다고
다 말해버리고,
본 것을 보았다고
다 말해버리면
자신을 거칠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궁지에 빠지게 하지요.
현명한 사람은
남의 욕설이나 비평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또 남의 단점을 보려고도 않으며,
남의 잘못을 말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입을 잘 지키라고 했습니다.
맹렬한 불길이 집을 다 태워버리듯이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입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고 맙니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칼날입니다.
내 마음을 잘 다스려
마음의 문인
입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입을 잘 다스림으로써
자연 마음이 다스려 진답니다.
앵무새가 아무리
말을 잘한다 하더라도
자기 소리는
한마디도 할 줄 모릅니다.
사람도 아무리 훌륭한 말을 잘한다
하더라도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면
앵무새와 그 무엇이 다르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