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이 땀에 절어) 등짝에 허연 소금꽃이 피어 서 있던' 172그루의 나무가 잘렸다.
2월15일, 400명(희망퇴직자 228명 포함)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결국 해고통보를 받았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50여일 가까이 홀로 지키던 크레인에는 또 다른 두 명의 노동자가 외로운 싸움을 결심하고 올랐다.
몇 십년 근속한 노동자들의 삶을 뿌리채 잘라낸 태풍. 그 태풍의 눈에 오롯이 선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대우조선노조도 끝까지 함께할 것” | ||||||||||||
22일 하청노동자 송전탑 농성 16일째 경남노동자 결의대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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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 의장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송전탑에 오른 지 16일째인 지난 22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가 송전탑 아래에서 ‘강병재 동지 복직과 무사귀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경남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대우조선해양 측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노동자의 단결을 촉구하는 장으로 이어졌다.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싸워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이 분노가 되어 투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대우조선해양이 강병재 동지를 원직복직 혹은 정규직전환 복직시키지 않는다면 절대 수수방관하거나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장은 지난 7일 새벽 2시 신나, 확성기, 위장폐업․부당해고라는 현수막을 들고 대우조선해양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단신으로 송전탑에 올랐다. 송전탑 위 강 의장이 머무르는 곳은 비바람을 막아주는 곳도 없고, 공간이 협소해 안전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전력이 주변 나무를 자르고 그물망을 쳤지만 강 의장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성만호 대우조선노조 위원장은 “어제(21일) 사측과 협상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며 “노조는 장기투쟁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성 위원장은 “강 동지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노동조합은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는 결의도 함께 밝혔다. 이와 함께 결의대회에서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기치아래 단결된 힘을 보여주자는 호소도 이어졌다. 오상룡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한 사람이 철탑에 오를 때 무슨 마음으로 올라갔겠는가”라며 “강 동지가 가슴 속에 묻고 있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극복하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 * * * * * * * * * * 22일 강병재 의장의 육성연설 아침․점심 저녁으로 빠지지 않고 외치는 말이 있다. ‘우리 노동자는 하나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노동자는 단결하고 있는가. 자본의 폭압적인 작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결코 나양한 존재가 아니다. 세상의 주인이다. 그런 우리 노동자 왜 이렇게 나약해 졌나.
올라온 지 16일째다. 자본의 기만적인 분열정책에 우리 노동자들이 흔들리고 있다. 중동에서는 노동자들이 대통령도 끌어 내리고 있는데,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나눠져 제대로 된 단결투쟁도 못하고 있다. 우리 세대에 비정규직을 단절시키지 못하고, 이 굴레는 남겨 줘셔야 되겠는가. 우리 노동자들의 위대함을 표출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단결해야 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는 하나다 라는 것을 인식하고 각성해야 한다. 가까운 한진중공업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하고 있는데 비정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이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대우조선도 구조조정의 세찬 바람이 불어 올 것이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단결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조직하고, 투쟁하고, 학습하고, 행동해야 한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4년3개월, 고마웠어. 그리고 사랑했어. | ||||
[편지] 쌍용차 고 조00 조합원 아내가 남편에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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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오빠가 떠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구나. 이 펜을 들고 있는 이 상황이 그저 기가 막힐 뿐인데……. 지금도 내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실감도 안 나는데 속절없는 시간은 잘도 흘러가는구나. 오빠. 왜 그랬어. 왜. 조금만 참아줄 순 없었을까. 만난 지 6개월만의 결혼, 결혼한 지 3년 9개월만의 사별. 그 사이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두 아이들. 너무나도 짧은 이 시간에 우리에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일어났고. 내겐 감당하지 못할 큰 고통이 됐어. 분명 내게 일어난 일이 맞기는 한 것 같은데……. 난 실감이 안나. 지금도 저 문을 열고서 “○○야, □□야” 하며 환하게 웃으며 들어올 것만 같은데……. 내가 아무리 울어도 오지 않는 걸 보면, 오빠가 정말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건가봐. 내가 이렇게 우는데……. 기다리는데도 안 오는 걸 보면 말이야. 오빠가 발견되기 하루 전 우리 ○○이 생일이었는데. 그 때까지도 돌아올 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겨우 네 번째 생일을 아빠 없이 보내야 했어. 근데, 다가오는 우리 □□의 첫 돌은 어떻게 하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아빠에게 축하받지 못하는 우리 가여운 아기를 어떻게 하니……. 오늘도 “아빠 언제와?”하며 기다리는 우리 딸. 눈이 펄펄 오면 올거라 했는데……. 진짜 눈이 내리는 날엔 또 뭐라고 할까. 오빠. 너무해. 정말 너무해. 이 세상이 너무해. 희망퇴직 후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몸도 힘들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을 텐데도 “오빠 힘들지”라고 물으면 “아니야. 이게 뭐라꼬 하나도 안 힘들어”라고 했으면서. 그게 아니었나봐. 정말 많이 힘들고 지쳐가고 있었나봐. 나와 우리 아이들만으로 위로가 안될 만큼 힘들었나봐. 내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내게 한번만 기대 보지 그랬어. 오빠보단 많이 좁은 어깨지만, 그대로 한번쯤은 기대볼 만했을 텐데……. 하루라도 안 보고는 안 된다던 우리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이제 나 혼자 우리 두 아이를 지켜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 험한 세상 속에 우리 아이들 지킬 수 있을까. 너무 겁나고 무서워. 오빠 보고 있지? 하늘나라는 어때? 이제 행복해? 고민도 없이 행복해? 그래 푹 쉬어. 일도 하지 말고 돈 걱정도 하지 말고 푹 쉬어. 우리 두 아이들 내가 지킬게. 오빠 몫까지 내가 지켜야지. 오빠 도와줄 거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4년3개월, 고마웠어. 그리고 사랑했어. 이 다음에, 이 다음에 우리 다시 만나면 지금처럼 너무 짧게 사랑하지 말고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 줘. 부탁이야. 다음 생애엔 꼭 우리 행복한 가정 이룰 수 있기를……. 오빠와 나의 꿈이었는데……. 다음 생애엔 우리 꼭 이루자 사랑해. 안녕……. * * * * * * * * * 경남지부 쌍용차 노동자 추모제가 3월24일 경남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렸다. 이날은 조00 쌍용차 창원지회 조합원을 추모하고, 산자들의 투쟁결의를 높이는 자리로 이어졌다. 이날 윗 글이 낭독됐다. 경남 창원에서는 유가족후원을 위한 경남대책위가 꾸려진다. 오는 30일 발족 예정인 대책위는 4월부터 5월1일까지 한달 간 단체 5만원 이상, 개인 1만원 이상으로 2천만원을 목표로 후원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 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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