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소식

‘새 통합진보 추진위’ 새 국면

양현모 2011. 9. 27. 20:48

‘새 통합진보 추진위’ 새 국면
 연석회의 가동에서부터 9.25 민노당 당대회까지
2011년 09월 26일 (월) 편집국 edit@ilabor.org

올 1월부터 불붙었던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달 27일 공식 출범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아래 새통추)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25일 임시당대회를 열어 “5.31 최종합의문에 동의한 국민참여당이 통합 대상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승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른바 ‘민노-참여 합당안’은 재석 7백 87명 중 5백 10명(찬성률 64.8%)의 찬성으로 의결정족수인 3분의 2에 모자라 부결됐다. 이로써 새통추에 국민참여당이 참여할 길은 봉쇄됐다.

이에 앞서 진보신당은 지난 4일 당대회를 열어 ‘5.31 연석회의 합의문’과 ‘8.27 진보-민노 합의문’ 승인을 시도했으나 찬성 54.1%로 3분의 2 찬성에 못미쳐 부결됐다. 그 뒤 진보신당은 이달 20일 새통추 쪽에 탈퇴의사를 구두로 밝혔다. 사회당은 지난 5월 31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 열 개 단체 대표들이 합의서명한 ‘5.31 연석회의 합의문’에 동의하지 않아 일찌감치 새통추 흐름에 합류하지 않았다. 결국 9.25 민주노동당 당대회 뒤 새통추 내에 정당은 민주노동당 하나만 남은 셈이다.

 

 

 
▲ 9월25일 열린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당 대의원들이 표결하고 있다. <참세상> 제공

새통추는 8월27일 공식 출범했다. 당시 새통추는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소정의 가입비를 납부한 개인 △5.31 합의문에 대한 의결 절차를 거친 뒤 명단과 분담금을 제출한 단체 회원 △신설합당 방식으로 참여하는 정당 당원 전체를 회원으로 한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당시 새통추는 정당 수임기구 간 협상을 중심으로 당 운영 방안 등이 담긴 합의서와 당명, 강령, 당헌, 당규, 재정(안)을 마련키로 했다. 새 진보정당 논의를 사실상 ‘민노-진보’ 수임기구 간 협상에 맡겼던 셈.

새통추 내 정당 민노당 하나만 남아

이에 같은 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잠정)합의문’ 타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고 다음날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최종 타결됐다. 그 결과는 △5.31 최종합의문에 의거함 △국민참여당 참여 문제에 대해 합의되지 않더라도 새통추에 참가한 개인과 세력을 중심으로 창당대회를 개최함 △당명은 공모와 여론조사를 거쳐 당원 및 새통추 추진위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정함 △당 운영 구체적 방안을 담은 합의서와 강령과 당헌에 대한 합의를 별도 첨부함 △자산과 부채 승계, 인원 조정 등 통합에 필요한 제반사항 양당 합의를 전제로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결정키로 하는 등 5개 항목이었다.

그 뒤 민주노동당은 8월 28일 임시 당대회에서 이같은 ‘진보-민노 양당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이달 4일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 뒤 지난 8일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진보신당 전 대표 세 명과 임성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심호섭 전국빈민연합 공동의장, 김세균 진보교연 상임대표, 조돈문 학단협 공동 대표 등 90명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통합연대(통합연대)’를 만들어 진보통합 운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통합연대는 새통추 가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9월 19일 밝히기도 했다.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은 지난 23일 진보신당을 탈당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25일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 결과에 따라 새통추는 새 국면을 맞게된 셈이다.

   
▲ 민노-참여 합당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참세상
하지만 새통추의 의미가 이전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새통추 내에 정당이 민주노동당 하나만 남은 조건에서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추진하기 보다 민주노동당 재창당 수순을 밟는 게 좋겠다고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은 26일 낮 2시 20분 경 “향후 진보대통합 추진방안에 대한 당내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짤막한 대변인브리핑만 내놓은 상태다.

반면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전 대표)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명한 결정을 내린 민주노동당 대의원 동지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통합연대를 중심으로 여러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통추가 민주노동당의 당 대회 결정 사항이기도 하고 이정희 대표가 부결돼도 진보통합 노력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민주노동당이 다른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볼 수도  있다. 한편, 새통추 내 가장 큰 대중조직이고 진보대통합을 끊임없이 압박했던 민주노총은 26일 현재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