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사랑

법륜스님 <기도>에 반한 이유

양현모 2012. 1. 18. 22:23

 법륜스님 <기도>에 반한 이유
김제동 (방송인)
 

 

 

기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나를 위해 신에게 하는 기도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마음으로 연결되는 기도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도도 있고, 우리 모두를 위한 기도도 있다.

 

반드시 내가 바라는 것만을 위해 비는 것이 기도가 아니라, 일시적 감정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것에 대한 기도,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도가 있다.

법륜 스님의 <기도>는 기독교도인 나에게 이런 기도의 다른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 법륜 스님은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 분이다. 올해 초 포항에 동안거 중인 스님을 찾아뵈었는데 직접 밥을 지어 내주시고 이부자리를 살펴주셨다. 그 따뜻함 속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아버지를 느꼈다.

   
[기도] 법륜 지음, 정토출판 펴냄

법륜 스님을 통해서 나는 또 다른 세상을 보았다. 그에 대해 말할 때 단순히 통찰력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크리스마스 때 교회를 찾아 특송을 불러주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담대한 깨달음, 단 한번도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않고 타인을 향해 끝없이 배려하는 자애로움, 그러나 강연장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독설…. 무서울 정도다. 그런 법륜 스님을 보면서 종교를 떠나 ‘60대가 되는 한 남성’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만 되지 않는다.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다만 기도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직 주님 뜻대로’라고 말은 하면서 하나님을 겁박한다. 기도하고 기원하는 것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게 아니라 우리를 더 나은 나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한다.

<기도>는 짧은 책이다. 언제든 머리맡에 놓고 편하게 읽으면 된다. 무겁지도 않으니 들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펼쳐진 곳을 읽으면 된다. 그리고 내가 기도할 것이 무엇인지 눈 감고 생각해보면 된다.

<법공양>기도 내려놓기 - 법륜스님


    ⊙ 화 다스리는 법 ⊙

    내 마음의 괴로움을 가만히 들여다봅시다.
    화가 많이 납니다.
    아이가 학교에 갔다 와서
    숙제도 안하고 텔레비젼만 보고 있어 화가 납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와서 화가 납니다.
    부모님이 잔소리를 해서 화가 납니다.
    믿었던 친구가 돈을 갚지 않아서 화가 납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살펴봅시다.
    왜 화가 났을까?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화가 난 것입니다.

    왜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지?
    왜 남편이 직장에서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 하는지?
    왜 아내가 외출을 자주  하는지?
    왜 부모님이 잔소리를 하는지?
    왜 친구가 돈을 갚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그가 나를 화나게 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고,
    정작 '나'는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좀 알아줘."
    이렇게 '상대'에게 자기마음을 알아달라는 요구만 하는겁니다.


    "도대체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이 말은
    "나는 너를 이해하고 싶지 않아."
    "나에게는 너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어." 라는 말입니다.
    이럴 때 우리 마음의 상태는 어떤가요?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말소리는 점점 더 신경질적으로 됩니다.
    얼굴이 굳어집니다.
    잠도 잘 안옵니다.
    이런 것을 괴로움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 괴로움을 어떻게 해야 해결이 될까요?
    모든 사람이 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해서
    '아이는 공부 잘 하고,
    남편은 집에 일찍 들어오고,
    아내는 집을 안 비우고,
    부모님은 잔소리를 안하고,
    친구는 빌려간 돈을 갚고,'
    이러하면 해결이 되는 것일까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내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상대방이 쥐고 있는 것입니다.
    상대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내가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과연 주체적인 '삶'일까요?
    그러한 인생은 이미 나의 인생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따린 '종속적인 삶'일 뿐입니다.


    '생각'을 한번 뒤집어 보세요.


    '오늘 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있어서 텔레비전만 보고 있구나'
    '오늘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술을 마셨구나.'
    '오늘은 이런 일이 있어서 집을 비웠구나.'
    '친구는 그런 이유가 있어서 돈을 못 갚았구나.'
    이렇게 '구나'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괴로움이 사라집니다.


    찡그렸던 인상이 펴지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집니다.
    내가 더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가 웃어도 '아!!! 그래서 웃었구나..'하고
    그가 인상을 써도 '아!!! 그래서 인상을 썼구나'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되면,
    상대가 웃든, 인상을 쓰든 거기에 껴들려서 괴롭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내가 그걸 몰랐구나!!'
    '내가 그걸 잘 못 생각했구나'하고 뉘우칠 때,
    내 마음속에 맺힌 응어리가 풀어집니다...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어둡던 마음이 밝아지는
    이것을 "참회"라고 합니다.
                       
                                               -  기도 내려놓기 법륜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