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소식

21번째 죽음... 그래도 쌍용차는 잘 달린다

양현모 2012. 2. 15. 19:18

21번째 죽음... 그래도 쌍용차는 잘 달린다

 쌍용차 투쟁 1000일...

2009년 4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고정미 (yeandu) 기자김혜승 (gptmd37) 기자
 

 

  
ⓒ 고정미
쌍용자동차

 

이처럼 질기고 긴 싸움이 있을까? 2009년 4월 8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투쟁이 15일로 1000일을 맞았다.

 

당시 쌍용자동차 총 구조조정 인원은 희망퇴직자 2026명, 정리해고자 159명, 무급자 461명 등 총 2646명이었다. 이는 전체 직원의 36%에 이르는 규모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 측에 따르면 구조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비해고 파업 가담자 44명(2009년 34명, 2010년 10명)을 추가로 징계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쌍용자동차의 생산자 1인당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10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인당 생산대수는 쌍용차의 최근 10년 중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쌍용차 노사간 협상 최종 합의 사안인 '8·6합의'('무급휴직 48%, 정리해고 52% 복직')는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채 해직자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3000명이 넘는 희망퇴직자, 해고자와 무급휴직자들은 지난 2년 반 동안 재취업의 기회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복직하지 못한 채 극심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19번째의 죽음을 끝으로 하겠다"는 노조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또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정리해고자를 비롯한 희망퇴직자, 해직자 가족 중에서 사망한 사람은 총 21명에 이르지만 이들의 고통은 숫자로 단정지어 표현할 수 없다. 이렇듯 약 3년간 해직의 고통을 온몸으로 버티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살아남은 자들의 투쟁은 멈추지 않았다. 노조 측은 "쌍용자동차 투쟁은 한진중공업 같은 상징성은 없지만 21명의 죽음 속에서도 깃발을 지키려는 동지들이 있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울림과 감동은 크다"고 말했다.

 

긴 싸움 끝에 투쟁 1000일을 맞이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철회 투쟁은 15일을 기점으로 2단계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