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자!

민주노총 세상을 바꾸는 8월 총파업승리 결의

양현모 2012. 9. 1. 10:42

민주노총 세상을 바꾸는

  8월 총파업승리 결의

15,000여 조합원 을지로입구역 왕복차선 점거한 채

   총파업 5대 요구 외쳐

[0호] 2012년 08월 31일 (금)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 8월 31일 민주노총 조합원 1만5,000여 명이 서울에 집결해 거리를 행진했다. ⓒ윤성희

전국 지역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고 상경해 서울 도심 차도를 점거한 채 이명박-박근혜 새누리당의 반노동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2012년 하반기 투쟁을 경고했다. 정권과 자본의 억압과 차별, 야만적 수탈에 저항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노동자들의 물결이 서울 을지로입구역 일대를 뒤덮었다.

민주노총 총파업 사흘째인 31일 1만5,000여 명의 조합원이 서울에 집결해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재개정! 장시간노동 단축! 민영화 저지! 8월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오늘 오후 3시 경 서울역광장에서 집결한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요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 등을 높이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선두 방송차와 민주노총 깃발에 이어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노동법 전면재개정!”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김영훈 위원장과 산별연맹 대표자들이 대오를 이끌었다.

   
▲ 집회 참가자들이 노동현장 침탈과 폭력, 공공기관 민영화, 노동악법 등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었다. ⓒ윤성희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서며 내건 다섯가지 의제가 노동자들 입에서 터져나왔다.

“사회양극화 부추기는 비정규직 철폐하자!”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폐하라!”
“노동자를 탄압하는 노동법을 재개정하라!”
“노동시간 단축으로 밤샘노동 중단하자!”
“거대기업 배불리는 민영화를 저지하자!”

노동자들은 편도 4차선을 점거한 채 서울역 광장을 출발해 남대문, 한국은행 앞을 지나 행진을 진행했다. 거리를 지나는 서울시민들을 향해 대오는 민주노총이 총파업투쟁을 벌이는 이유를 설명하고 이명박-박근혜 새누리당정권의 노동조합 탄압을 소리 높여 규탄했다.

민주노총 가맹산하조직 조합원들은 저마다 노동조합 조끼와 모자, 머리띠를 착용한 채 정권과 자본의 용역을 앞세운 노동현장 침탈과 폭력, 자본의 배를 불리는 민영화, 노동조합을 옥좨고 파괴하는 노동악법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었다.

“용역폭력 방관하는 노동부를 규탄한다!”
“총파업 투쟁으로 노동법 전면재개정”
“SJM 폭력침탈 용역깡패 물러가라!”
“의료 KTX, 공항, KS인증, 가스, 지자체청소업무 민영화를 반대한다!”

   
▲ 집회 대오는 서울역 광장을 출발해 남대문, 한국은행 앞을 지나 을지로까지 행진했다. ⓒ윤성희

대오가 롯데백화점을 지날 무렵 롯데 앞에서 사전집회를 마친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이 합류했다. 이어 을지로입구역에 다다르자 경찰은 종로로 향하는 길목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종로통 입구에 경찰 차단벽을 놓아 길을 봉쇄했다.

경찰 차단벽 옆쪽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조합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본 대오와 공공운수노조 노동자들이 을지로입구 네거리에서 서로 마주보고 철의노동자를 부르며 만났다. 서울 을지로입구역 일대를 노동자들과 그들이 높이 든 깃발이 꽉 메웠다.

경찰은 수 차례 경고방송을 하며 애초 허가된 서울광장으로 가라고, 자진해산하라고 종용하며 집회를 방해했다. “행진은 두 개 차선만 허가했다, 네 개 차선을 차지한 채 행진하고 있다, 신고범위를 이탈했다, 집시법 OO항, OO항에 의거해 불법이다, 자진해산하라.” 그러나 경찰의 시끄러운 경고방송도 노동자들이 내지르는 함성에 묻혔다.

   
 

민주노총은 을지로입구역 네거리에 연좌한 채 본대회를 개최했다. 현재 파업투쟁을 잇고 있는 아이엔지생명지부, 에스제이엠지회, 쌍용자동차지부 대표자들이 차량무대에 올라 이명박 정권 하에서 벌어지는 온갖 폭력과 파렴치한 노동탄압을 규탄하고 노동현장을 지키며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자고 다짐했다.

   
▲ 집회 대오는 을지로입구역 네거리 한가운데에 앉아 본대회를 개최했다. ⓒ윤성희

   
▲ 집회 대오는 을지로입구역 네거리 한가운데에 앉아 본대회를 개최했다. ⓒ윤성희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아이엔지생명지부장은 먼저 같은 산별에 편재돼 오늘로 131일차 파업을 잇고 있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투쟁상황을 설명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아이엔지생명 노동자들도 오늘로 31일째 파업 중”이라면서 “기업매각 과정에서 노동자가 싸우지 않으면 고용보장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는 기업들이 미래의 경영상의 위기까지 운운하며 노동을 탄압하는 상황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맞서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반란”이라고 말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1/3의 저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그 칼날은 이제 정규직을 향한다”면서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는 모든 노동자가 살 길”이라고 밝혔다.

김영호 금속노조 경기지부 에스제이엠지회장은 “7월27일 야만의 새벽 4시, 무장한 용역들이 기습적으으로 폭력행위를 일삼았다”고 전하고 “폭력을 사고 파는 세상, 자본가가 마음만 먹으면 노조를 깰 수 있는 세상임을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느냐?”면서 “우리 비록 작은 노조지만 맨손으로 당당히 싸워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새누리당 박근혜가 전태일재단을 방문하고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고 평화시장 분신장소에 가는 것은 흉내내기요 철저한 정치쇼 행보이므로 용서할 수 없었다”고 말하고 “우리가 8월8일부터 새누리당사 앞에서 노숙하며 쌍차소위 구성과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단 한 명도 우리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김 지부장은 “정리해고가 뭔지 쌍용차를 통해 똑바로 봤고, 비정규직이 얼마나 착취당하고 억압받는지 이제 잘 알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투쟁만이 살 길”이라고 못박고 “민주노총 깃발, 산별연맹 깃발을 들고 총진군하자”고 성토했다.

   
▲ 집회 대오는 을지로입구역 네거리 한가운데에 앉아 본대회를 개최했다. ⓒ윤성희

정권의 비호 아래 노동자를 수탈하는 거대자본이 법원 판결조차 이행치 않는 비정규직 문제, 자본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노동자를 마음대로 내쫓고 죽음 속에 방치하는 정리해고 문제, 이명박정부 말기 국민 대다수 반대에도 무조건 밀어붙이고 있는 민영화, 경찰의 방조 속에 자본이 폭력을 돈 주고 사서 노동자들을 때려 잡는 용역폭력의 문제를 제기하는 노동자들 목소리가 서울 도심을 가르며 울려퍼졌다.

“재벌특혜 어림없다 민영화를 저지하자!”
“민영화를 저지하고 사회공공성 지켜내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
“정리해고 분쇄하고 비정규직 철폐하자!”
“용역깡패 끝장내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이어 민주노총 가맹 산별연맹 조직 대표자들도 무대에 올라 이명박정부 4년 반 동안 노동자들에게 몰아닥친 탄압에 당당히 맞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투쟁해서 승리하자고 결의했다.

박조수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박근혜가 노동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손톱끝만큼이라도 있다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불러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 “수조원을 벌어들이는 재벌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외면하고, 경찰은 국민을 위한 존재가 아닌 대한민국에 이제 정의는 없으니 노동자는 목숨을 부지하려면 투쟁하는 수밖에 없다”고 절규했다.

박 위원장은 “사무금융노동자들도 투쟁에 나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과 아이엔지생명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내일은 협동조합 노동자들이 서울역에 모여 농협중앙회와 정권을 겨냥해 싸울 것”이라고 말하고 “대한민국 정의인 노동자, 민주노총이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의 역사를 써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상진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은 “이명박정권은 지난 5년 간 노동자를 못살게 굴며 민주노조 깃발을 꺾으려 온갖 탄압을 자행했다”고 말하고 “오늘은 우리 투쟁의 승리를 선언하는 날”이라면서 “자신감을 갖고 하반기투쟁으로 달려가자”고 격려했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일터에서 무작정 쫓겨나는 정리해고,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받는 비정규직에 시달리고, 이명박정권이 노동자의 팔다리에 족쇄를 채우고 입에 재갈을 물려온 지 5년, 이 세상이 노동자가 거리로 나오지 않고 일터에 주저앉아 살 수 있는 세상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권 말기 자본의 배를 불리고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려고 이제는 KTX, 가스산업 민영화를 획책하고 있다”면서 “공공부문 민영화는 전체 국민의 고혈을 짜 재벌 배를 불리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더불어 평등하게 사는 세상, 노동이 아름답게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공공운수노동자들을 조직해 하반기 강력한 투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김영훈 위원장은 "이명박씨가 민주노총 총파업을 두고 집단이기주의라 매도했는데, 우리가 총파업을 하는 이유는 노조조차 결성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윤성희

김영훈 위원장은 마무리연설을 통해 “이명박씨가 얼마 전 수많은 노동자들이 파업조차 못하며 신음한다면서 민주노총 총파업을 두고 대기업 집단이기주의, 정규직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라고 매도했다”고 말하고 “그래서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투쟁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노조조차 결성하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것이며, 박근혜 후보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몰라서 우리가 오늘 여기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박근혜 새누리당이 진정 노동자와 화해할 용의가 있다면 전태일 재단에 갈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살아있는 전태일들은 쌍용차 노동자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한 김 위원장은 “박근혜씨가 헌법을 유린한 516군사쿠데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일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오늘 우리 집회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투쟁”이라고 맞받아쳤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대오가 연좌한 네 방향 모두를 차단벽과 중무장한 병력으로 봉쇄한 채 수 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거듭하며 대회를 방해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조합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외치지 않으면 누가 우리 문제를 해결해주느냐고 절규했다. 

   
▲ 민주노총은 8월 정치총파업에 이어 9월 하반기 투쟁을 경고했다.ⓒ윤성희

노동자들은 1시간 30여 분 동안 을지로입구역 일대 네 방향 전 차선을 점거한 채 민주노총 총파업 요구인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재개정, 장시간 노동 단축, 민영화 저지를 외쳤다. 조합원들은 파업가를 부르며 오후 5시30분 경 집회를 마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다.

오늘 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가맹조직들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사전대회를 열고 각 산별연맹 소속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를 천명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은 보신각, 민주일반연맹은 여의도 산업은행과 민주통합당사 앞, 서비스연맹은 명동 롯데백화점 앞, 여성연맹은 서울광장, 화학섬유연맹은 강남 JW본사 앞에서 집회를 연 뒤 민주노총 결의대회 장소로 달려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서울역광장에서 각각 집회를 갖고 행진에 함께 나섰다.

민주노총은 오는 9월6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총파업 투쟁 결과를 점검하고 중앙위, 임시대의원대회를 연달아 개최해 2012년 하반기 투쟁을 잇기 위한 사업계획과 대선방침을 확정한다. 임시대의원회 이후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천만 선언운동’을 벌이며 올해 말 대선까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쟁점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이 8월 정치총파업에 이어 하반기 투쟁을 경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