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소식

비정규직 철폐투쟁 10년, 이제는 끝내야 할 때입니다

양현모 2012. 10. 19. 13:25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꼭 쟁취합시다"
[철탑에서 보낸 편지] 17일 송전탑 고공농성 돌입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2012년 10월 18일 (목) 최병승, 천의봉 edit@ilabor.org

모든 것을 걸고 철탑에 올랐습니다. 꼭 이기고 싶습니다.
[철탑에서 보내는 편지1 - 최병승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

저는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로 승소했습니다.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판결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회사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리한 소송 끝에 2012년 2월 23일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았습니다.

 

 

 

▲ 10월18일 농성 하룻밤을 보낸 최병승 현대차지부 조합원(아래), 천의봉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이(위) T자 모양의 좁은 나무판과 밧줄에 의지한 채 송전탑에 위태롭게 앉아 있다.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제공

중노위도 '사내하청 업체 해고는 무효이고 부당해고이므로 이미 정규직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현대자동차 회사는 아직까지 저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와 똑같은 조건인 1만여 사내하청노동자에 대해서도 '단 한사람도 정규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오히려 3천여명 신규채용을 들먹이며 세상을 속이려 들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정규직, 왼쪽은 비정규직이 작업하는 공정을 재배치해서 합법도급으로 바꾸겠다고 수작부리고 있습니다.

2004년 노동부의 9,234개 공정 불법파견 판정 이후 온갖 편법, 불법, 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05년 9월 4일 류기혁 열사가 비정규직의 울분을 안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때 철탑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두번째입니다.

모든 것을 걸고 철탑에 올랐습니다. 꼭 이기고 싶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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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투쟁 10년, 이제는 끝내야 할 때입니다 
[철탑에서 보내는 편지2 - 천의봉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사무장]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 투쟁하는 동지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솟아오릅니다. 2003년 노동조합 결성 이후 '불법파견 철폐,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이 우리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비정규직노동자를 먼지처럼, 벌레처럼 취급해왔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죽고 다치고 구속되고 징계, 해고되었습니까? 고소고발,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받아 왔습니까? 노동조합 10년, 비정규직 철폐 투쟁 10년입니다. 이제는 끝내야 할 때입니다. 회사도 끝내겠다고 하고 우리도 끝내려 하고 있습니다.

   

▲ 10월18일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두 조합원이 농성 중인 송전탑 밑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제공

회사는 3천여명 신규채용 사탕발림으로 회사에 줄 세우기하고 있습니다. 5천여 비정규직 동료를 진성도급으로 바꾸겠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1천여명을 신규채용 하겠다고 떠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노동부에 불법파견 개선계획서를 내고 파견법 위반 처벌을 피해보겠다 하고 있습니다.

지회는 올해 5월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파업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
정규직 지부 대의원 선거로 잠시 중단되었던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곧 재개될 것입니다. 여기에 발맞추어 파업투쟁의 파고를 높이고 힘을 모읍시다.

존경하는 정규직 동지 여러분.
동지들이 든든히 연대해 주었기에 지회가 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굳은 연대를 호소합니다.
다부진 각오로 철탑에 올랐습니다. 기필코 승리합시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꼭 쟁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