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세상

하청노동자조직위 강병재 의장, 2일 지상으로 내려와

양현모 2011. 6. 2. 21:38

87일만에 고공농성 풀었다
하청노동자조직위 강병재 의장, 2일 지상으로 내려와
2011년 06월 02일 (목) 13:52:38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대우조선내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을 지속하던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 강병재 의장이 땅을 밟았다. 지난 3월7일 농성을 시작한 이래 87일만이다. 복직 문제 등 강씨가 요구했던 부분은 대우조선노조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과 공조로 풀어나가기로 했다.

2일 오전부터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금속노조 경남본부, 대우조선노조 관계자들은 송전철탑 인근에서 집회를 갖고 강씨의 무사귀환을 축하했다. 대우노조 성만호 위원장은 “건강하게 견뎌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낮 12시40분께 참석자들의 ‘동지가’ 제창 등이 이어지면서 강씨는 철탑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성만호 위원장 등이 포옹으로 맞았고 강씨는 답사를 통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강씨는 “복직 문제 등은 대우노조 등과 공조해 풀어나갈 생각”이라며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처우 개선을 위해 계속 힘쓰고 관련 단체들과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곧바로 건강검진을 위해 엠뷸런스에 올랐고, 건강검진이 끝나는대로 성만호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들과 거제경찰서로 출두할 예정이다. 경찰은 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강병재 하노위 의장 답사 내용
고공 철탑에서 현장에 내려오기까지

비정규직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청 노동자 조직화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회사는 위장폐업과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며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습니다. 저를 회사 문 밖으로 쫓아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2년여 동안 각 문에서,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의 단결을 호소하고 회사측의 부당한 탄압에 저항해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동지들이 저의 양심적인 투쟁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었으며, 대우조선 사내에서 있는 20,000여명의 사내청 노동자와 15,000여명이 넘는 자회사 비정규직 동지들 그리고 대우조선 정규직 노동자할 것 없이 모든 동지들이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땅의 850만 비정규직들의 차별과 고통의 눈물을 작은 힘이나마 함께 하기 위해 죽을 각오한 15만4천볼트가 흐르는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로서 저의 결사투쟁은 88일을 맞이 하였습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현장조직, 전국의 많은 노동형제들이 저의 투쟁을 엄호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사내 하청 동지들의 지지방문은 저의 혼자만의 외로운 투쟁이 아닌 동지들과 함께하는 끈끈한 연대투쟁이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동지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그리고 민주노총과 긴밀한 협의 속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풀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의 원직복직과 관련된 일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민주노총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결정하였으며, 확약서에 의거 내년 연말까지는 정들었던 작업장으로 다시 돌아가 동지들을 만나 뵐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사업과 처우개선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며, 저와 관련된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금속노조와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대우조선노동조합 상집간부님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열심히 투쟁으로 보답하겠다는 인사로 대신하겠습니다.


2011년  6월  2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강병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