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소식

‘희망단식’ 일주일새 2백20여명 동참

양현모 2011. 7. 20. 19:51

‘희망단식’ 일주일새 2백20여명 동참

정치권, 학계 등 각계 지지 확산…

  시민들도 농성 지지 분위기

2011년 07월 19일 (화) 김상민 선전부장 edit@ilabor.org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 못지않게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희망 단식’ 농성장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며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을 필두로 시작된 서울 대한문 앞 단식 농성에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시민사회의 지지와 동참이 잇따르고 있다.

   
▲ 7월19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희망단식' 농성장이 단식 이어가기에 참여한 노동자들로 분주하다. 신동준

19일 현재 대한문 앞에서 동조 단식농성에 참가한 연인원은 1백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8일부터 부산역 광장에서 ‘희망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곳 참가 인원을 더하면 현재까지 총 2백20여명이 단식 농성에 동참한 셈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민주노총 소속 산별연맹들의 조직적 참가가 시작돼, 농성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18일과 19일 평균 40~60여명의 노동자들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지지와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문 앞에는 금속노조 외에도 공무원노조, 민주택시노조가 플래카드를 걸고 농성장을 꾸렸다.

   
▲ 7월19일 '희망단식'에 참여한 노조 충남, 대전충북지부 조합원들이 농성장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신동준

민주노총 조합원뿐 아니라 정치권과 각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참여도 느는 추세다.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농성 첫날부터 김영훈 위원장과 함께 7일째 단식 중이다. 민주노동당도 천막을 설치해 동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민주당 국민참여당 사회당 등 다른 정치권도 단식에 동참하거나 지지방문을 통해 힘을 실고 있다.

 

 

 
▲ 7월19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농성장에서 일주일째 '희망단식' 중인 진보신당 심상정, 노회찬 고문이 농성장을 방문한 김근태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동준

18일에는 각계 진보진영 40여개 단체를 포괄하고 있는 ‘세상을바꾸는민중의힘(준)’이 기자회견을 열고 릴레이 동조단식에 조직적 참가 결의를 밝혔다. 이들은 “희망단식은 현재 투쟁하는 노동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을 위해 시민 생존권을 빼앗는 것을 당연시 하는 이명박 정권과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연대”라며 희망 단식에 나서는 취지를 밝혔다.

같은 날 아침에는 양심적 학자들로 이뤄진 학술단체협의회 회원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이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희망의 버스는 절실히 필요하다”며 “학계도 릴레이 단식농성에 함께해 연대의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학술단체협의회 회원들은 이번 주 내내 돌아가면서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다.

   
▲ 7월19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자신들을 '어버이연합' 회원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불법 천막농성'을 중단하라며 '불법 집회'를 열고 있다. 신동준

한편 특정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평범한 시민들의 지지도 잇따르고 있다. 농성 7일 동안 대한문 앞을 지나는 많은 시민들은 박수를 치거나 구호를 외치며 농성자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곤 했다. 매일 저녁 7시에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문화제에는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동참하고 있다.

보다 직접적인 지원도 있다. 날씨가 더워지자 일부 시민들은 농성자들의 건강을 걱정해 생수와 부채를 챙겨주기도 한다. 어떤 시민은 농성장에서 읽으라며 책 30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또한 투쟁 기금으로 쓰라고 돈을 건네주는 시민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7월19일 천막농성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마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농성장을 지나가고 있다. 경찰 이 단체 회원들과 농성 노동자들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신동준

민주노총의 ‘희망 단식’은 지난 13일 시작됐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청문회 개최·조남호회장 처벌·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 국민연금공단 단협해지 철회·노조파괴 중단 △전교조 공무원 정치탄압 중단·정치자금법 개정 등 최근 노동현안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이 과정에서 릴레이 동조 단식단 1천여명을 모은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