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2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전국노동자대회의 부산개최 안건을 논의했다. 그 결과 이례적으로 1, 2차에 걸쳐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중공업 노사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고,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단을 유보하는 등 사태 해결이 더뎌지면서, 조직적으로 한진중공업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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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전국노동자대회의 모습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앞서 한진중공업지회와 김진숙 지도위원은 금속노조 측에 전국노동자대회가 부산에서 개최되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진중공업지회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는 지난 24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20일부터 이틀에 걸친 노사간의 교섭에서 회사는 회사의 안을 수용할지 말지 결정하라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다 일방적으로 교섭장을 박차고 나가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겨울이 오기 전, 김진숙 동지와 크레인 위의 3명의 동지가 내려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힘을 전국의 노동자와 희망버스 승객들에게 원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25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오는 12일부터 1박 2일간 진행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개최할 것을 민주노총에 요청하기로 결의했다.
희망버스 기획단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동자대회의 부산 개최를 요구했다. 기획단은 26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은 노동자들의 투쟁에 굴복하는 듯 하였으나, 다시 교섭을 결렬시키고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이제 한진중공업지회는 노동자들의 힘을 모아 정리해고 철회투쟁에 나서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기획단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2011년 전국노동자대회는 노동자와 민중 전체의 삶을 걸고 제대로 투쟁하는 날이 돼야 한다”며 부산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국노동자대회의 부산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의 부산 개최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했으나 기존 노동자대회가 연맹별 의제로 진행되는 만큼, 2차 노동자대회를 통해 한진중공업 문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서울서 개최되는 전국노동자대회는 사전대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연맹별로 자기의제를 통해 노동자대회에 참여해 전체 노동자의 요구를 민주노총이 표출하는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부산서 진행하게 되면, 이 같은 모든 의제들을 이야기하기에 무리가 있고 조직력이 흔들릴 수 있으며, 한진중공업 문제까지 집중적으로 문제제기 할 수 없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박 부대변인은 “때문에 13일까지 한진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례적으로 2차 노대회를 개최해 확연히 다른 투쟁력으로 한진중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