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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희망텐트촌 참가자들이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해결을 촉구하며 연대하기 위해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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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참가자들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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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이 희망버스를 탔던 한진중공업 투쟁이 승리하는 그 날. 쌍용자동차에서 19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왜 희망버스는 승리했는데 쌍용차는 그렇지 못한가. 쌍용차 투쟁은 이미 끝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 그게 제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겠다."
대학생 참가자 '성훈(연세대 2)'의 말처럼 '잊혀진' 줄로만 알았던 '죽음의 공장'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23일 1000여 명의 '희망텐트' 참가자들이 포위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도 참가자들은 평택 공장 정문 앞 곳곳에 200여 동의 텐트를 치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준비한 장작불에 몸을 녹이며 1박 2일 '와락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죄스러워서", "희망 전해주러"... 텐트촌을 찾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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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한 참가자가 '절망의 공장을 희망으로'라고 적힌 피켓을 만들어 목에 걸고 쌍용차 정리해고 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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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이윤영 화가가 입촌식을 마친 희망텐트를 예쁘게 꾸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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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희망텐트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한 1000인분의 곰국과 김치를 나눠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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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참가자들이 희망텐트촌 불을 밝힐 등에 이루고자 하는 소원을 적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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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가 그랬던 것처럼, 노조,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단체깃발을 들고 온 이들부터 한진중 '스머프' 유니폼을 입고 온 '날라리 외부세력'까지. 참가자들은 다양했다. 털모자에 목도리 두꺼운 외투. 거기에 담요와 핫팩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평택 공장 정문 앞 4차선 아스팔트 도로 위에 자리를 잡았다.
참가자들을 평택 공장으로 이끈 것은 '죄책감'이었다. '청주 소금꽃' 모임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는 "청주에서 희망버스를 조직해 부산 한진중에는 몇 번 갔었는데 쌍용차 평택 공장에는 처음 와 본다"면서 "몇 년째 죄스럽게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성신여대 선후배들과 함께 왔다는 현지현(24)씨는 "2009년 생각이 많이 난다"라고 말했다. 당시 대학 2학년이었다는 현씨는 "그 때 사람들이 정말 많이 연대 왔었는데 점점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잊혀지면서 19명이 죽었다"면서 "오늘도 많은 분들이 왔지만 2009년처럼 더 많은 분들이 연대해서 20번째 장례식을 치르기 전에 쌍용차 문제가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포레시아'에서 지난 2009년 해고당했다는 이병운씨는 "희망을 전해주러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방적으로, 명분도 없이 해고된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안다. 저도 너무 억울했다. 한숨이 나오고 눈물을 흘렸다"라면서 "그렇지만 굳건하게 투쟁해서 지난 7월 20일 고등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씨는 "고법에서 그러한 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기 계신 동지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희망이라는 것을 갖고, 저희회사 문제도 쌍용자동차 문제도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6시께 입촌식이 끝난 후, 저녁시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3박 4일간 끓인 곰국 1000인 분을 준비했다. 한 그릇에 2000원. 곰국을 기다리는 줄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밥을 먹는 동안 '복직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20여 명의 쌍용차 노조원들은 행사 준비하느라, 교통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쌍용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산 자'들이 탄 퇴근버스가 쌍용차 정문 앞을 지나가자, 교통정리를 하던 한 쌍용차 해고노동자는 버스에 타고 있는 동료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오후 7시 문화제에서 해고노동자들은 빨간색 산타 옷을 입고 춤추고 노래도 했다. 고동민씨는 "오늘이 희망텐트촌 17일차인데, 희망텐트 준비하느라 20일 가까이 집에 못 들어갔다"고 했지만 이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이현준씨는 "2009년에 도장공장 옥상에 있을 때는 연대 동지들이 와도 만날 수가 없었다"면서 "연대 동지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백기완 "쌍용차 승리해 전세계 양심들에게 희망을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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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희망텐트 하루 촌장을 맡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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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희망텐트 참가자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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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입촌 축하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무대 뒤편에는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돌아가고자 하는 쌍용자동차 공장 로고에 불이 밝혀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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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사회는 한진중 해고노동자 박성호씨가 맡았다. '사수대'로 137일간 85호 크레인 위에 있었다는 박씨는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투쟁의 큰 절'을 올렸다. 박씨의 구수하면서도 거침없는 '사투리 진행'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희망버스 4차를 함께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 위에 올랐다. '일일 희망텐트촌장'을 맡은 백 소장은 "희망의 마을 '엄지'로서 한 마디 하겠다"라면서 특유의 쩌렁 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여러분들, 희망버스 하는데 얼마나 고생을 했수. 안 된다고 했는데 끈질기게 싸워서 김진숙이 살리고 이 나라의 노동운동을, 한 번쯤 성취라고 하는 승리의 왕좌에 올리지 않았냐 이 말이야. 그러니까 노동자 여러분, 자신을 가지고 끈질기게 싸우세요. 그리고 이 땅의 정치하는 분들, 종교인들, 양식 있는 분들, 예술인들한테 내가 '띠따(명령) 내린다' 그러면 싫어해(웃음). 호소하겠소. 제발, 희망의 버스에 앞장섰던 그런 기세보다 더 큰 기세로 쌍용차 노동자들 싸움 이기는데 이 땅의 예술가, 정치인, 이 땅의 양심들 정신을 보태자. 이 말이요.
지금 미국에서도 양심적인 노동자, 시민 99%가 못 살겠다고 들고 일어났지만 하제(희망)를 못 찾았어. 우리가 이 쌍용차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전 세계 양심들한테, 하제를 제시하자 이 말이에요. 저도 이 마을의 엄지로서, 절뚝거리면서 끝까지 따라붙겠어요."
이어 무대 위에 오른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여기 오기 전, 화성 교도소에 있는 한상균 전 쌍용차 지부장과 면회를 했다"면서 쪽지를 꺼내 들었다.
"한 지부장이 자신은 작은 감옥에서 보호받고 있지만, 바깥의 큰 감옥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면서, 오늘 희망텐트에 될 수만 있다면 희망폭격기가 돼서 현장에 날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요즘 화성 남양우체국 사서함 3호 110번으로 온 엽서와 편지 중에 공장 안에 있는 '산 자'들로부터 마음으로부터 미안하고, 마음으로부터 함께하겠다는 위로 편지가 오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면서 '내년에 야당이 크게 승리하면 반드시 국정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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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희망텐트촌을 환하게 밝히는 희망트리가 설치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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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사업장'을 대표해서 유명자 전국학습지 노조 재능교육 지부장이 마이크를 들었다. 박성호씨는 "투쟁현장이 너무 많아서 여기 와서 발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라고 덧붙였다. 재능교육 노조는 146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 동지들을 현장으로 보내는 싸움에 도로가 가득 메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나타낸 유 지부장은 "쌍용차 동지들이 77일간 투쟁했을 때 과연 저들의 투쟁이 승리하리라 믿고 있었는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자본가들에게 우리가 얼마만큼 분노했는지, 쌍용차 동지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거라고 믿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봤으면 좋겠다"라며 '연대와 단결'을 강조했다.
오후 11시께. 모던록밴드 '허클베리핀'의 노래와 함께 '난장'이 벌어지자 20대 참가자들은 무대 앞으로 뛰쳐나가 몸을 흔들었다. 산타 모자를 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도 멋쩍어 하며 함께 춤을 췄다. 하늘에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했다.
양형근 쌍용차 지부 조직실장은 '희망텐트'가 정리해고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 실장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한진중 문제에 연대했던 것은 한진중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쌍용차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한진중의 희망을 이어 받아 더 이상의 죽음을 막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4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는데, 해고자 3000명 중에 1000명은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희망텐트를 통해 그런 동지들을 찾아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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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참가자들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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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참가자들이 노래공연에 맞춰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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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희망텐트 1차 공장 포위의 날-와락 크리스마스'에서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희망텐트 참가자들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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