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세상

민주노총, 통합진보당에 강도 높은 쇄신 촉구

양현모 2012. 5. 13. 16:53

민주노총,

통합진보당에 강도 높은 쇄신 촉구

4차투본·8차중집...

당 10차 전국운영위 결정내용 등 책임 집행 주문

[0호] 2012년 05월 12일 (토)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민주노총이 중앙위원회를 앞둔 통합진보당에 대해 강도 높은 쇄신을 촉구하며 마지막 기대를 저버릴 경우 진보정당으로서의 지지 철회를 포함해 당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할 것을 결정했다.

민주노총 4차 투쟁본부 및 8차 중앙집행위원회 회의가 1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 중집은 통합진보당 사태 해결 관련 입장을 총 다섯 개 항으로 정리했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 10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 즉 공동대표단 및 경쟁부문 비례후보 총사퇴, 당직자 보직사퇴를 포함함 후속조치안이 책임있게 집행돼야 함을 촉구하고 혁신비대위 구성이 강도 높은 쇄신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아울러 민주노총 출신 비례후보 3인 사퇴를 공식 확인했다.

또 현재 제기되고 있는 진상조사위원회 부실 논란과 미흡함에 대해 11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진상조사보고서결과에따른후속처리및대책을위한특별위원회를 통해 추가 조사와 그에 합당한 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고 못박았다.

중집은 또 이번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통합진보당은 물론 진보진영 전체 명운이 달린 중대한 기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당내 진지한 고민과 격조 있는 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통합진보당이 이상의 마지막 기대를 저버릴 경우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으로서 지지 철회를 포함한 당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노총도 내부혁신을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중집은 또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거진 통합진보당 비례후보 경선에서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논란 관련 민주노총을 믿고 통합진보당을 지지해 준 현장 조합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래 상자는 민주노총 4차투본·8차중집 회의에서 결정한 민주노총 중집 입장 전문이다.

□ 현 통합진보당 사태 관련 우리 입장

1.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거진 통합진보당의 비례후보 경선에서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하여 민주노총을 믿고 통합진보당을 지지해 주신 현장 조합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 사태해결과 관련하여 통합진보당 10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기 결정하였던 공동대표단 및 경쟁부문 비례후보 총사퇴, 당직자 보직사퇴를 포함한 후속조치안이 책임 있게 집행되기를 요구하며 혁신비대위 구성은 강도 높은 쇄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민주노총 출신 비례후보 3인의 사퇴를 공식 확인합니다.

3. 한편 현재 제기되고 있는 진상조사위원회의 부실논란과 미흡함에 대해서는 제11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진상조사보고서결과에따른후속처리및대책을위한특별위원회를 통해 추가 조사와 그에 합당한 조치들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4. 이번 통합진보당의 중앙위원회가 통합진보당은 물론 진보진영 전체의 명운이 달린 중대한 기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당내의 진지한 고민과 격조 있는 토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5. 통합진보당이 이러한 우리의 마지막 기대를 저버릴 경우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으로서 지지 철회를 포함한 당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노총도 내부혁신을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2012년 5월 12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위 결정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성원들이 장시간 동안 치열한 토론을 거친 내용을 바탕으로 위원장이 안을 성안했으며 세부논의와 축조심의를 통해 확정됐다. 중집은 11일 오후 7시 30분 회의를 시작해 익일 새벽 4시 30분까지 9시간 동안 다섯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치며 산고 끝에 민주노총 입장을 결정했다. 최종 입장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중집 성원이 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영훈 위원장이 11일 오후 4차투본·8차중집 시작에 앞서 모두발언한 내용이다.

"오늘 우리는 5월 투쟁계획과 8월총파업투쟁을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지난 122주년 세계노동절대회를 서울에서 1만여 명을 비롯해 전국 16개 광역 시도에서 힘차게 성사시켰다. 조직의 피로도에도 불구하고 오늘 언론노조 파업을 사수하기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조직하고 참가해주신 동지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 우리는 통합진보당 비례 후보 선출과정에서의 부실과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을 토론할 것이다. 토론에 앞서 저는 통합진보당 이번 총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수많은 조합원들에게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노총을 믿고, 진보정치의 미래를 믿고 통합진보당을 지지한 현장의 조합원들, 수많은 국민에게 깊은 사죄의 인사를 드린다. 제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노동 없는 진보정치가 존재할 수 없듯이 진보정당의 미래 역시 노동자 어깨에 달려 있다. 보수일색의 척박한 남한사회 현실에서 진보정치의 꽃을 피우려는 수많은 동지들이 몸과 마음으로 헌신한 만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현장 조합원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을 것이다.

이 시간 속수무책으로 노심초사하며 진보정치의 새로운 제기를 열망할 수많은 당원들과 80만 조합원들 마음에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진지하게 논의하고 치열하게 토론하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치는 조합원과 국민에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우선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론가적 관망자적 입장도 아니고, 동지를 잘못을 지적하는 공소장을 만드는 입장도 변론자적 입장도 아니다. 통합진보당을 제3당의 지위에 올려놓아준 국민과 조합원에 대한 무한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

민주노총은 어쩌면 진보정치운동의 위기를 맞을지도 모를, 노동자정치세력화와 진보집권을 꿈꾸던 1600만 노동자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동지애적 애정과, 냉철한 지성과, 과감 혁신에의 의지가 필요하다. 감사드린다."

통합진보당은 12일 오후 2시 일산킨덱스에서 중앙위원회를 연다.

중집은 이 회의에서 2012년 경고총파업투쟁 세부투쟁 건을 심의 의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의에서 각 산별연맹과 지역본부의 준비상황을 점검했으며, 오는 14일 산별대표자회의를 열어 각 가맹조직별 파업 관련 투쟁계획을 심도 깊게 토론한 후 17일 오후 2시 차기 중집을 소집해 애초 6월 29일로 예고했던 경고총파업 투쟁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안건 토론에 앞서 중집은 부서·위원회별 사업, 의무금 및 파업기금 납부현황, 제122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평가 등을 서면으로 보고받고 주요 현안투쟁 등을 공유했다.

민주노총은 쌍용차투쟁, 언론투쟁, KTX 민영화 저지투쟁, 영리병원 도입저지 대응계획, 건설-화물 공동투쟁본부 투쟁계획, 2012년 최저임금 5월 투쟁 등 5월에 집중키로 한 5대 현안을 점검했다.

11일 쌍용차 희생자 추모와 문제해결을 위한 바자회·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콘서트 ‘악樂’에 이어 전국동시다발 1인시위와 SNS 홍보, 신문광고 등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진다. 또 ‘살인정권 규탄! 정리해고 철폐!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범국민대회’가 오는 19일 오후 4시 서울역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어 중집 언론노조 본조와 MBC노조, KBS 새노조, YTN노조, 국민일보노조 등 언론노동자들의 파업 현황을 확인하고, 언론노조 지지농성투쟁 계획을 공유했다. 민주노총은 장기간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지지하고 지원하기 위해 농성장을 방문하고 저녁 파업문화제에 적극 함께 한다.

   
▲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언론노조 MBC노조, KBS노조, YTN노조, 국민일보노조, 연합뉴스노조 등이 장기간 사업장별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MBC노조와 KBS노조를 중심으로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80여 동 개인별 농성천막을 설치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5월15일부터 31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총 엿새 동안 가맹산하조직이 릴레이로 돌아가며 농성에 참가키로 했다. 해당조직들은 당일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까지 농성에 참가해 투쟁지원금을 전달하거나 지지 현수막, 대자보 등을 게시한다.

KTX 민영화 저지 투쟁 관련해 철도노조는 100만 서명운동을 목표로 서명에 총력을 기울여 이미 50만 서명을 달성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전 조합원 서명운동을 전개해 오는 6월15일까지 5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철도노조는 민주노총 내 1000인 이상 사업장마다 직접 들어가 KTX 민영화 저지에 동참하는 노동자들의 서명을 받는다.

영리병원 도입이 초읽기로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영리병원 도입저지 대응계획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보건의료노조를 중심으로 영리병원 도입반대 국민의견제출 전개(5월8~30일), 복지부 앞 단체별 릴레이 1인 시위(5월8~31일), 정당·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5월23일), 5월11일·19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범국민대회 결합 및 국민의견서 동참 조직,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주요정치인과 보건복지부 장관 등 면담투쟁 등을 전개하고 있다.

건설-화물 공동투쟁본부는 유류세 폐지 및 기름값 인하,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특수고용노동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전면적용을 요구하며 오는 5월29일 상경해 민주당사와 새누리당사 앞에 집결해 당 대표 면담을 촉구한다. 또 법 개정 요구안 입법 발의 서명과 국회 개원시 처리 약속·화물-건설 생존권 요구 투쟁 지지와 엄호 약속을 목표로 5월13일부터 6월15일까지 대국회 사업과 개별의원 면담을 전개한다.

중집은 2012년 최저임금 5월 투쟁 내용도 점검했다. 민주노총은 2013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이명박정부와 노동부장관을 규탄하는 한편 법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 선전을 강화키로 했다. 최저임금대책회의는 5월22일 수련회를 통해 6월 투쟁을 준비하고 최저임금연대회의와 소통하며 집행력을 강화한다. 또 다양한 선전을 통해 ARS 투쟁기금을 모금하고 선전전과 집회 결합을 독려한다. 대국민 캠페인과 선전홍보사업과 동시에 정치정세에 따른 대응, 동시다발 전국적 실천투쟁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