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세상

“불법파견을 합법하도급으로, 그게 새누리당이 말하는 민생”

양현모 2012. 7. 15. 11:55

“불법파견을 합법하도급으로,

    그게 새누리당이 말하는 민생”

“비정규직 문제, 그들이 모르는 척 못하도록 싸우자”

… 8월 민주노총 총파업 앞두고 투쟁 열기 가열

[0호] 2012년 07월 14일 (토)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민주노총이 8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자동차 문제를 전격 다루기로 결정한 가운데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오는 21일 울산에서 ‘현대차 포위의 날’, 평택에서는 ‘쌍용차 문제 해결 집회’ 예정돼 있다.

쌍용차 해고자,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강정마을 대책위 등이 함께 꾸린 ‘NO 정리해고 비정규직 국가폭력 공동투쟁단’은 지난 9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국의 투쟁사업장을 순회한 뒤 14일 서울 대한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강정마을 등에 대한 국가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송성훈 현대차아산공장사내하청지회장은 “2010년 25일 파업의 결과는 100명이 넘는 해고였지만 올해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7월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며 하청노동자는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현대차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사내하도급’ 법안을 민생법안으로 내놨지만 노동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이 법안은 원청인 대기업이 사내하도급 회사와 계약할 때 노동자 수·임금·업무내용 등을 서면으로 의무화하고 있는데, 노동계에서는 ‘불법 파견 사내하청을 합법 하도급 노동자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대법원 판결 취지를 무시하고 불법을 합법화하는 방식으로 재벌의 이득을 보호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의견이다.

 

 

 
▲ 이날 집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시민 300여 명이 참여했다.
 
정지영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은 “민주노조를 만들었다고, 노동자성 인정해 달라 요구했다고, 밤에는 자고 낮에 일하자고 한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있다”면서 대선과 정치권에 기대지 말고 현장의 힘으로 해결해나가자고 말했다.

전국을 순회한 공동투쟁단장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현대차, 유성기업, 쌍용차, 재능교육 등을 거론하며 “전국에 노동자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면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6년 동안 길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의헌 단장은 “노동자들의 요구는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것인데 이명박 정권과 자본은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밀쳐놨다”며 말을 이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8월 총파업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김 부지부장은 이어 “쌍용차 노동자들은 더 이상 눈물만 흘리지 않고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노동현장과 강정마을에서 일어난 국가폭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강정마을과 쌍용차 옥쇄파업 강제진압에 투입된 경찰을 거론하며 “국가권력이 자본의 이익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쌍용차, 용산, 현대차, 강정마을뿐 아니라 재능교육, 유성기업, 4대강, 한진중공업, 핵발전소, 명동 재개발, 발레오공조, KEC 등지에서 반복된 탄압을 기억한다”면서 “더 이상 정권과 자본이 우리의 투쟁을 모르는 척할 수 없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비가 오는 와중에도 3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균성 중앙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정치권이 쌍용차 22명을 죽음으로 내몬 정리해고를 없애기는켜녕 이미 불법인 불법파견을 금지하겠다고만 한다”면서 “이들이 친서민, 민생을 외칠 자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 문정현 신부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도 집회에 참석했다.
   
▲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 쌍용차 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는 종이 피켓이 부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