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소식

부양지부장, 한진지회장 50미터 크레인 투쟁쟁돌입

양현모 2011. 2. 13. 12:03

부양지부장, 한진지회장

                        50미터 크레인 올라

"회사는 2월 12일 생산직 노동자 190명에게 2월 14일 최종해고가 되니 희망퇴직하라는 문자와 각 가정으로 해고통지문까지 보냈다"

    범광의 주장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대비해야한다! 

"조선소 노동자들과 조선업종 노동조합은 현재 조선업종 경영자들이 사업의 다각화 형태로 자회사를 늘리고 해외사업투자를 늘리는 것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해외 블럭 공장신설과 해외 조선소 인수 등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 등에 대해서 합의 할것을 단협으로 체결하고 사전에 대응하지 않으면 한진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조선업종 노동조합 대표들이 조선소 노동자들에게 닥쳐올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대비해서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대응해야 하며, 현재 한진 중공업 투쟁도 조선업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연대해야 한다!"

부양지부장, 한진지회장

                        50미터 크레인 올라

14일 새벽 고공농성 돌입...

                        사측, 직장폐쇄 신고

2011년 02월 14일 (월) 부산양산=유장현 edit@ilabor.org

한진중공업의 불법적이고 살인적인 정리해고 날인 2월 14일 새벽, 노조간부 2명이 50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측은 이 날 부산 영도조선소, 울산공장, 다대포공장 등 3곳을 직장폐쇄하기로 하고 오전 11시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부산 영도구청과 사하구청, 울산 남구청에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문철상 지부장과 한진중공업 지회 채길용지회장은 오늘 새벽 5시 15분경 공장정문에서 바라보이는 CT-17 타워 크레인에 올라 회사측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CT-17호 타워크레인은 높이 50m이며 꼭대기에는 운전석밖에 없어 두명의 노조간부가 몸을 움직이기 매우 불편하다. 따라서 지회 조합원들은 50m높이의 크레인 붐대에 합판과 비닐등을 올려보내 농성자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작업을 하고 있다.

   
▲ 2월14일 새벽 5시경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이 50미터 높이의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문철상 지부장과 채길용 지회장의 고공농성 소식을 전해들은 조합원들은 비상집결하여 공장 정문과 크레인을 사수하고 회사의 용역동원과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회사는 용역 수십명을 동원해 사무관리직 업무장소인 신관건물 입구를 철저히 봉쇄하고 있어 공장정문은 노조 조합원들이, 신관정문은 회사용역들이 지키는 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6일 혼자 35m 높이의 85호 지브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지도위원은 4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2월 13일 저녁 7시 30분, 아래서 조합원과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간부와 조합원등 600여명이 85호크레인 아래에 모여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끝장 투쟁’ 문화제를 가졌다. 정리해고 확정 통보일인 2월 14일에는 오전 9시 사내 광장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가지며 오후 2시 민주노총 부산본부의 전간부들이 모이는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2월 12일 생산직 노동자 190명에게 2월 14일 최종해고가 되니 희망퇴직하라는 문자와 각 가정으로 해고통지문까지 보냈다.

조씨 일가 경영실패

             노동자에게 떠넘겨

10일, 야 4당-노조 토론회...어딜 봐도

         긴박한 경영상 이유 전혀 없어

2011년 02월 11일 (금) 박향주 편집부장 edit@ilabor.org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는 오너 일가가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월10일 금속노조와 야4당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건설 등 무리한 경영확장과 생산성조차 계산하지 못한 해외공장 건설이 불러온 결과”라며 한진중공업을 비판했다.

   
▲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철회를 촉구하며 서울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박향주

발제자로 참석한 송덕용 회계사와 허민영 부경대 교수는 “한진중공업이 주장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요건은 존재하지 않고 의도된 경영실패만 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 회계사는 “지난해 9월 당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8.3%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며 “특히 한진중 전체 영업이익의 87%가 조선소에서 발생했는데 무엇때문에 근거도 없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를 하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송 회계사는 “회사는 영도조선소에 지난 3년간 수주물량이 없었다는 것만 계속 강조하지만 영도조선소 뿐 아니라 한진중 전체의 수주실적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만드는 배에도 당연히 한진의 이름이 새겨진다”며 “수빅조선소 수주물량을 살펴볼 때 한진중공업의 작년 매출 대비 수주액 비율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 교수도 ‘수빅조선소’에 대해 언급하며 “임금은 국내의 10%수준이지만 수빅조선소의 생산성이 영도조선소의 30%에도 못 미쳐 결국 두 조선소간의 비용차이는 미비하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건설이 대규모 감원사태를 야기한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며 “STX조선이 한진중공업과 비슷한 투자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STX 조선은 2008년 중국 대련에 대규모 조선소를 준공한 바 있다. 허 교수는 “STX대련에서 선박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STX조선에도 고용 불안정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 2월10일 지회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사측 관리자, 용역들이 나와 지켜보고 있다. 박향주

회사의 “높은 임금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사업을 할 수 없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대해 송 회계사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를 하고 있는데도 임금수준은 한진중보다 훨씬 높다”며 “사측의 논리대로라면 경쟁사들은 이미 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송 회계사는 “심지어 회사는 건설부문의 사무직과 엔지니어를 포함해 산출한 급여를 마치 조선소 노동자들의 실제 임금인 것처럼 포장해 악선전을 해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회계사는 “건실한 영업이익에 비해 당기순이익과 영업 현금흐름이 취약한 것은 쉽게 말해 건설 등 자회사 투자와 수빅조선소 건설을 위해 회사가 무리하게 많은 돈을 빌렸기 때문”이라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과 자회사의 손실이 영업이익을 위협할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송 회계사는 “2007년 한진중공업이 분할되면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현금은 많게 부채는 적게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결국 회사는 경영 실패와 지배구조 전환 과정에서 나온 손실을 노동자에게 전가해 이를 고용 문제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

송 회계사는 “이런 부당한 정리해고가 현실화된다면 노동자들은 물론 지역사회마저 휘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 교수 역시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는 부산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역사회가 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회사에 사회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산바닷바람보다 더 매섭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지회조합원들이 마스크 등으로 추위를 막고 있다.  박향주

한편 나흘 째 상경투쟁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하고 조남호 회장집 앞 1인 시위 등을 진행한 뒤 노숙농성중인 갈월동 본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상경투쟁중인 금호타이어지회 해고자들과 본사 점거 18일째인 대우자동차판매지회,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찾아와 한진중 조합원들에게 힘을 줬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해 “여기에 쌍용자동차 해고자분들도 와 계시지만 우리는 이미 쌍용차사태를 통해 해고는 살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절대 물러서지 마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화공연, 조합원 발언 등으로 진행된 이 날 촛불문화제에 1996년 당시 해고됐다 8년 만에 복직한 한 조합원이 단상에 올라왔다. 그 조합원은 “후배조합원이 ‘형님, 저 진짜 살고 싶습니다’ 그러는데 선배로서 참 부끄러웠다”며 “우리 끝까지 싸워서 그 후배 살게 해주자”고 울면서 말해 집회장이 잠시 숙연해졌다.

사측은 여전히 강경하다.  회사는 희망퇴직 210명을 포함한 총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14일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원 55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53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해 놓았다. 사측이 직장폐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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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한진중공업이 290명의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회사측이 내세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주장이 허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야4당(민주노동당‧민주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과 전국금속노조가 10일 공동 주최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쟁점과 대안' 토론회에서 송덕용 회계사는 한진중공업의 '경영 부실'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덕용 회계사가 발표한 데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조선부문 수익성은 18.3%로 전체 영업이익률 9.3%의 2배에 이르며, 전체 영업이익의 87%가 조선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는 다른 조선사들과 비교해도 대단히 양호한 수익성으로, 대형조선소인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6.1%, 5.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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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고임금을 받고 있다는 회사쪽 주장에 대해서도 송 회계사는 객관적 수치를 들어 논박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2009년 평균 급여는 4567만원으로 주요 조선사 노동자 평균 급여의 60~70% 수준. 송 회계사는 "만약 회사 말대로 임금이 높아서 문제라면, 한진중공업보다 임금이 높은 회사는 경영상 심각한 어려움을 겪거나, 이들 회사보다 한진중공업의 수익성이 좋지 않아야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송 회계사는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를 실시하려는 이유에 대해 "자회사 손실이나 이자비용과 같은 재무관리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에서 더 많은 이익창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경영실패 비용'이나 지배구조 전환비용조차 전혀 책임이 없는 종업원에게 전가시켜, 고용실패와 같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행 정리해고제와 관련해서도 송 회계사는 "정리해고제를 폐지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경영자의 자의적인 전략에 따른 정리해고는 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리해고의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를 구체적인 열거주의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허민영 부경대 교수는 현행 정리해고제가 기업 이익만 극대화 할 뿐, 사회적 이익엔 상충된다며 대기업의 대량감원을 제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기업으로선 인력 절감분만큼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대규모 감원은 해당 지역사회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기업의 무분별한 대량 감원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허민영 교수는 또 "이미 부산지역에서 일자리를 잃은 조선 관련 노동자만 해도 통계상으로 2천명을 상회하고 있다"며 △전직 및 재취업 등 일자리 프로그램의 확대강화와 △지역차원의 일자리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변호사)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가 사법상 효력에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밝혔다. 송 원장은 2007년 3월14일 체결된 '2007년 해외공장 관련 특별단체교섭 합의서'엔 국내 수주량 확보 노력 및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있으며, "이 사건과 같은 불확정기한부 단체협약의 효력은 체결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불확정기한부 자동연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또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2010년 2월의 노사합의서에 포함된 '인위적 구조조정 중단' 등의 내용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그 효력이 부정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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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참석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진중공업이 수백억 흑자를 내고도 경영상 이유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한다. 이제 한진중공업 사태는 부산시민들만의 문제를 넘어서 중앙 정치권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2월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한진중공업의 자본유출, 기술유출에 대해 정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중공업 사태의 현 상황과 관련해 최우영 한진중공업지회 사무국장은 회사쪽이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시민 대표단과 노사가 참여하는 5자협의체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야4당 국회의원 공동기자회견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노조 방문 등 정치권의 사태해결 노력에도 사쪽은 '노사문제에 외부세력은 개입하지 말라'며 성의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