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에게 남편을 돌려주십시오. 아이들에게 아빠를 돌려주십시오. 애기들 아빠가 해고투쟁을 하면서 집에 들어오지 않은 지 8개월입니다. 그 사이에 노숙투쟁, 단식투쟁, 서울, 부산, 김해 안 다닌 곳이 없습니다. (저희는)8개월째 부업하면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중공업지회 노조원 가족들이 22일 오전 국회를 찾아 홍희덕(민주노동당), 이미경정동영(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별도로 준비된 기자회견문이나 형식 없이 가족들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는 자리로 마련했고 이들은 자유롭게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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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정(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원장) 씨는 11개월 된 아들 성민이를 품에 안고 마이크 앞에 서 울먹이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도 씨는 “국회에서 한진중공업 문제와 관련된 논의를 한다고 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조남호 회장이 (참고인으로)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이 두렵고 무섭냐”며 이날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 출석을 요구 받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불출석한 것을 비판했다.

 

 

박지혜 씨는 “저희 남편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다. 조선소에서 양말에 용접 불똥 튀기며 구멍 나고 뼈 빠지게, 소금꽃이 필 정도로 땀에 젖어가며 일했다. 그런데 수주를 못 받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당했다. 그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냐”며 “진짜 힘들다. 제발 조남호 회장은 책임지고 빨리 (사태를)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관심 가지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회견을 같이 한 홍희덕 의원도 “조남호 회장의 노동탄압이 도를 넘어 많은 농성 노동자들의 고통이 너무나 크다. 아빠들의 정리해고 속에서 어린 자녀들과 엄마들의 아픔도 얼마나 크겠냐”면서 “조남호 회장이 환노위에 출석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일본으로 출장을 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재벌의 국회 농락이다. 국민의 대표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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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의원은 “환노위에서 조남호 회장과 한진중공업 노동자 대표들과 함께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논의하는 절차를 가지려 했다. 그런데 조 회장이 안 나왔다. 가족들은 기대를 갖고 올라와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며 “한진 노동자들의 투쟁은 저희 국회에서 봤을 때 정당한 생존권 요구다. 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동영 의원도 “조남호 회장, 청문회에 나와야 한다. 재벌이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조남호 회장은 자진출석하지 않고 해외로 도피했다. 반드시 청문회에 세울 것”이라며 “청문회에 못 세우면 환노위 존재 이유가 없다. 조남호 회장에게 간곡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회견 직후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선 한진중공업 사태 질의를 위해 부른 참고인 4명 가운데 조남호 회장이 출석하지 않아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못했다. 대신 환노위는 오는 29일 한진중 청문회를 갖기로 했다.

 

 

이는 홍희덕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한진중 청문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홍희덕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참고인 심문을 하기로 하고, 온다던 조남호 회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조 회장의 일정에 맞춰 청문회 일정을 맞추는 것은 맞지 않다. 국회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그 전에 빠르게 일정을 잡고 그 때도 귀국하지 않으면 고발조치하고 이후에 다시 청문회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의 의견에 환노위 야당 의원들도 동의, 일부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으나 이범관 환노위 간사(한나라당)가 일정조정 요청을 받아들여 환노위는 당초 7월5일 열 예정이던 한진중 청문회를 29일 열기로 결정했다. 청문회엔 조남호 회장 외에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최우영 한진중공업지회 사무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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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진보정치 정보연 기자

사진=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