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명 시민들, 85호 크레인 김진숙씨 지켰다 | |
“일요일 새벽 진압할 것 같습니다” SOS에 시민들 달려와 김진숙 “긴장되는 순간 연속…여러분 보며 눈물겨운 아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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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피디 |
“와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그가 물었다. 시민들은 돗자리를 들고 달려왔다. 또 밤을 새웠다.
2차 희망버스가 돌아간 지 일주일째. 한진중공업은 그 사이 85호 크레인 밑 부자재를 말끔히 정리했다. 또 85호와 같은 레일로 연결된, 고장났던 84호 크레인을 수리했다. 시험 가동도 마친 상태다. 85호 크레인 중간 사수대로 올라간 박성호(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조합원)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84호 크레인이 작동하면서 이곳은 긴장 상태”라며 “음향 확성기 6대가 설치됐고, 크레인을 묶을 쇠줄도 준비됐다. 만약 진압을 시작하면 사수대보다 김 지도위원 계신 곳부터 끌어내릴 것 같다”며 걱정했다. 김인수(정리해고철회 투쟁위 부대표)씨는 “강제 진압에 노조원들은 담장 밖에서 소리치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새벽 진압할 것 같습니다” “영도조선소 앞으로 와주세요” 190여일 째 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씨는 트위터로 지난 금요일 에스오에스(SOS)를 쳤다. ‘소금꽃’으로부터 날아온 구조 요청을 도저히 흘려버리지 못해 서울, 대전, 대구, 포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였다. 주말동안 부산 한진중공업 조선소 앞은 그렇게 70여 명의 ‘영도 노숙자’들 차지가 됐다. “일부러 무궁화 열차를 타고 왔어요. 밤새서 진숙이언니 지켜야 하니까요. 기차에서 푹 자서 괜찮아요.” 졸리지 않냐는 질문에 이미정(서울 노원구·회사원)씨는“노숙 준비 완료 했다”며 웃었다. 부산역 화장실에서 팍팍 씻고 왔다는 말도 보탠다. “김진숙씨를 지키고 싶어하는 부산 시민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윤미란(부산 연제구 연산동·주부)씨는 집까지 가려면 다시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되는데도 “막차를 놓치면 첫차를 타지요”하며 죽 자리를 지켰다. “대구서 왔다”는 한 아저씨는 수박을 툭툭 썰어 쟁반 채, 같은 처지의 노숙자들에게 날랐다. 새벽 2시께 한차례 조선소 조명이 환하게 켜진 순간을 빼면, 별 탈이 없던 밤이었다. 84호 크레인은 밤새 바닷가쪽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일요일 아침해가 뜨자 쪽잠을 잔 사람들은 세수와 양치질을 할 수 있는 곳을 향해 뿔뿔이 떠났다. 김진숙 위원은 오전 자신의 트위터로 ‘영도 노숙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소금꽃의 구조요청을 다시 보게되면 어떻게 할 건가요?” 주차장 화장실로 세수하러 가는 김주현(31·회사원)씨에게 물었다. 주말 근무가 취소되자마자 밤기차 타고 혼자서 내려왔다는 그다. “다시 와야죠. 돗자리 챙겨서” 대답이 시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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