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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 3500여명이 정리해고 철회와 노조파괴·정치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 홍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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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 3500여명이 정리해고 철회와 노조파괴·정치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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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유성기업 직장폐쇄 그리고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교사·공무원에 대한 검찰의 무더기 기소까지. 23일 오후 2시 뙤약볕이 내리쬐는 서울광장에는 3500여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28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항의하며 모였다. 이날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 위에 올라간 지 199일째 되던 날이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소속 조합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정리해고 철회와 노조파괴·정치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11일째 대한문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진중·유성기업 사태는 이명박 정부 3년 6개월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질됐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노동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면 민주노총 위원장을 한들 무슨 소용인가,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단식농성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과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은 '공무원·교사 정치탄압 중단! 정치기본권 보장!'이라고 적힌 연두색 조끼를 입고 착잡한 표정으로 나란히 연단에 올랐다.
검찰 기소에 대해 "몰상식하고 해괴한, 엽기적인 코미디"라고 평가한 장 위원장은 "전교조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일관되게 거부하고, 전공노가 정권의 시녀이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표적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우리가 아닌 정치경찰"이라며 "반드시 이 후진적인 악법(정치자금법)을 개정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동부가 전경련 용역된 건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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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과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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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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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의 맨 앞줄에는 김영훈 위원장과 함께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노회찬·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가 수척해진 얼굴로 참석했다. 한진중공업·유성기업 사태와 관련, "현재 노동부는 한진중과 유성기업에서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용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쏘아붙인 노 전 대표는 "한진중, 유성기업, 재능교육, 발레오 전장 등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이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전 대표는 "청와대에서 희망버스를 훼방버스라고 했다는데 그렇게 농담할 일이 아니다, 덕수궁 돌담길 밑에서 단식농성을 하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반응을 체험하고 있는데 어버이연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면서 "3차 희망버스가 내려가기 전에 이명박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분노에 찬 시민들과 함께 이 정부를 끌어내려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마이크를 든 심상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탐욕스러운 자본의 이익을 지키는 데 급급할 뿐, 노동자들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분명히 깨달았다, 한나라당과 노동자는 더 이상 한 지붕아래 있을 수 없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이어 심 전 대표는 '진보정당 통합'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심 전 대표는 "많은 동지들이 우려를 갖고 있지만 반드시 새로운 통합 정당을 성사시키겠다, 제2의 노동자 정당을 힘차게 열어가겠다"면서 "교사도 공무원도 정치활동이 보장되는 사회,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 노동이 존중되는 복지사회로 힘차게 달려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중 본사 앞 차벽과 살수차..."현장으로 돌아가 3차 희망버스 조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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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 본사 앞으로 행진하려는 참가자들을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
ⓒ 홍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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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 본사 앞에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살수차를 배치했다. |
ⓒ 홍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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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30분경,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수십 개의 깃발을 앞에 세우고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를 향해 행진했다. 차선 2개를 점거한 이들은 "정리해고 철회하라!", "야간노동 철폐하라!", "정치탄압 중단하라!"등을 외치며 서울역을 지나 갈월동까지 걸어갔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을 100m 정도 앞둔 남영역에 이르자, 경찰이 이들을 막아섰다. 한진중 본사 앞에는 지난 9일 부산 한진중 조선소와 마찬가지로 차벽(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었다. 살수차도 2대 배치되었다. 경찰은 "집회가 불법집회로 변질되었다"면서 "살수 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이에 한동안 연좌농성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던 참가자들은 오후 5시경 '3차 희망버스'를 기약하며 평화롭게 해산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현장으로 돌아가 희망버스 3차를 조직해 오는 30일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러 가자"고 외쳤다.
한편, 오는 24일 오전 10시 한진중 노동자와 시민들이 정리해고 철회와 85호 크레인 강제진압 반대를 외치며 '희망자전거'를 타고 부산 한진중공업을 향해 달려간다. 이들은 이날 단식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대한문을 출발해 6박 7일간 매일 100km를 달리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