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세상

“희망이 현실로 될 때까지”

양현모 2011. 7. 18. 19:22

“희망이 현실로 될 때까지”

조돈문 학단협 상임대표·민중의힘

한진·유성 조합원 동조단식

[0호] 2011년 07월 18일 (월)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 단식 중인 김영훈 위원장이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적는다. 사진=노동과세계

   
▲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중단을 위한 1000인 희망단식단 세상을바꾸는민중의힘 동참 기자회견. 사진=노동과세계

 

 

 
▲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과 가족대책위가 대거 상경했다. 사진=노동과세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노조탄압 중단, 국민연금공단 단협해지 철회, 교사공무원 정치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엿새째를 맞았다.

김영훈 위원장은 오늘 오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방문해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를 국회로 불러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위원장은 18일 오후 2시 경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양성윤 공무원노조 위원장, 박미자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등 현안 관련 산별 대표자들과 함께 국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만났다.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청문회 개최·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국민연금공단 단협해지 철회 △교사공무원 기소 중지·정치자금법 개정 등 노사 3대 현안 해결을 요구하고, 정책적 현안인 ▲최저임금 현실화·제도개선 ▲노조법 전면재개정 ▲최악의 불평등 불공정 협정 한미FTA 비준 반대도 강조했다.

민주노총 위원장과 산별 대표자들의 현안 설명과 주문사항을 들은 홍준표 대표는 한진중공업 관련 내용을 몇 가지 물은 뒤 “국회 청문회는 원내대표 소관이며, 한나라당은 투톱체제여서 당 대표가 원내대표를 간섭할 수 없다”고 말하고 “그래도 전해받은 자료를 꼼꼼히 보고 검토해서 사태가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영훈 위원장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한진중공업 청문회 재추진을 통한 사태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노동과세계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당이 투톱체제여서 국회 청문회는 원내대표 소관이라고 전제하고 상황을 잘 검토해 사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노동과세계
홍 대표는 “수빅만이 노임이 훨씬 싸니까 필리핀으로 이전하려고 쇼하는게 아닌가 느낌이 든다”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득을 보려고 하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절차를 합리적으로 해서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국내 노동자들을 나몰라라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토요일, 농성장은 파룬궁 집회로 종일 시끄러웠고, 민중의소리가 김영훈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권낙기 선생과 서울지하철 활동가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사회연대연금지부 간부 4명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노동조합 탄압 실상을 전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 지나가던 한 시민은 농성자들을 향해 “그림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면서 그림엽서를 한 장 씩 주고 갔다.

이어진 일요일에는 전재환 인천본부장과 간부들, 김희준 강원본부장과 간부들이 단식농성에 함께 했다. 김세균 교수가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 중인 김영훈 위원장을 격려하고, 시민들도 생수를 들고 찾아왔다.

위원장 단식 엿새째인 18일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과 정희성 부위원장,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허석현·조창기 조합원, 유성기업지회 김희균·김선혁 조합원이 아침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상경한 신영철 씨는 일반시민 자격으로 닷새째 동조단식 중이다. 한편 유성기업지회 가족대책위원회도 상경해 농성장을 함께 지키고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광화문 일대에서 1인시위 등을 하며 유성기업 사태를 국민에게 알린다.

   
▲ 사진=노동과세계

   
▲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를 시작으로 18일부터 1주일 간 학계 대표자들이 릴레이 단식을 이어간다. 사진=노동과세계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가 오전 9시30분 경 찾아와 하루단식에 동조할 뜻을 비쳤다. 조돈문 상임대표를 시작으로 최종덕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장, 남찬섭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 회장, 이인재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김인재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 공제욱 비판사회학회 회장, 한상권 한국역사연구회 전 회장 등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1주일 간 동조희망단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한진중공업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릴레이 단식에 들어가며 “한진중공업 사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고문과 심상정 상임고문이 단식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다 돼 가지만, 안타깝게도 한진중공업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학계는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투쟁 노동자들과 단식하는 진보적 인사들에게 연대의 의지를 표하기 위해 릴레이 단식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우리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희망버스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면서 “그곳에 가면 희망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며, 우리 릴레이 단식도 영도조선소에서 가슴에 담아온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우리 단식은 한진중공업사태가 해결되고 희망이 현실로 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 교사공무원 정치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엿새째 단식 중인 김영훈 위원장. 사진=노동과세계
   
▲ 사진=노동과세계
세상을바꾸는민중의힘도 오늘 오전 11시 대한문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릴레이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민중의힘 이강실 공동대표와 안효상 사회당 대표, 전빈련 이필두 의장과 의장과 신진선 대협실장, 조덕휘 반빈곤빈민연대 의장,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이현대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장, 빈민해방실천연대 배행국 위원장과 조항아 문화국장, 이경민 조직국장 등이 오늘 희망동조단식을 전개한다.

민중의힘은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중단을 위한 1000인 희망단식단 민중의힘(준) 동참 기자회견'을 열어 39개 모든 참가단체가 희망단식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중의힘은 "희망단식은 현재 투쟁하는 노동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기업의 이윤을 위해 시민 생존권을 빼앗는 것을 당연시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연대의 표현이며 친재벌 친기업 정책으로 일관하며 시민들 생존권과 기본권을 말살하는 이명박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본의 이윤 논리만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 승자독식 무한경쟁보다 '함께 살자!'는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단식농성을 비롯한 모든 사회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진보신당 두 상임고문의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등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이 엿새째를 맞은 가운데 각계각층 인사들과 시민들 연대의 발걸음과 희망동조단식이 이어지고 있다.

   
▲ 천병호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사진=노동과세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10명이 2명씩 조를 짜서 4개 조는 돌아가며 단식농성을 하고 나머지 1개 조는 서울 전역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천병호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51세)을 농성장에서 만났다. 천 조합원은 2003년 김주익열사가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일 때 동료인 김금식 조합원과 함께 밥을 만들어 올려보냈다.

“금식이가 김주익열사 강원도 고향 형이라예. 내랑 같이 밥을 해서 위로 올려보내고 했는데, 김주익 위원장 가고 나서 우울증이 심해 입원까지 했지요. 그랬다가 올해 또 해고되고나서 실어증에 걸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어요.”

천 조합원은 한진중공업에서도 향후 무슨 사태가 일어날이지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한다. “쌍용차맨치로 자살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습니데이. 회사의 횡포가 더러버서 희망퇴직을 하고 나간 사람이 많지만, 그들이 어디 취직을 못해요. 고용노동부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채용한다고 했지만 말장난입니다.”

부산 일대 다른 조선소들에서는 한진중공업 생산직 노동자들을 받지 말라는 공문이 돌았다. 한진중공업 출신 임원은 다른 조선소 사장이나 전무, 상무로 옮겨갔고, 관리직들도 다른 회사 부장, 차장이 됐지만 유독 생산직 노동자들은 취직이 되지 않는다.

“170명 중 70~80명이 희망퇴직으로 그만뒀는데 그 중 젊은 친구들이 많아요. 그 젊은 노동자들이 몇 년 씩 취직이 안되고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지금은 아니라도 향후 몇 년이 지나면 분명히 불상사가 생길 것 같아요. 그래서 해고는 살인이라고, 구조조정 철폐하라고 하는 겁니다.”

천병호 조합원은 한진중공업지회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한진중공업노조가 강성이다. 한진이 파업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그만큼 다른 사업장에 비해 의식이 있다는 거잖아요. 조남호 회장이 김주익, 곽재규 열사 투쟁 때 무릎꿇은 것에 대한 보복을 지금 하고 있죠, 그 희생양이 바로 우리 한진 조합원들이구요.”

천병호 조합원은 1980년 10월1일 한진중공업에 입사해 87년 6월29일 님포동에서 민주화를 외치며 대한조선공사(한진중공업의 전 이름) 총파업에 앞장섰다. 그 후 노동조합에 발을 들여 후생복지 일을 20여 년 했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딸내미는 “아빠, 사표 쓰지 말고 끝까지 싸우세요”라며 늘 응원전화를 한다. 딸이 알바를 해서 사준 거라며 가방을 찾아 자랑하는 천 조합원의 얼굴은 해처럼 맑고 밝다.

   
▲ 대한문 앞 단식농성 현장. 사진=노동과세계

   
▲ 사진=노동과세계

금속노조 희망단식 실천단이 오늘 오후 1시30분 대한문 앞 농성장에서 결성식을 가졌다. 유성기업지회 10명, 한진중공업지회 10명, 금속노조 충남지부 10명, 부산지부 10명 등 총 40명이 희망단식을 실천하며 대국민선전전을 벌인다.

한편 어버이연합 소속 회원이라고 밝힌 노인 100여 명이 18일 오후 대한문 앞 단식농성장에 몰려와 난동을 부리며 천막을 부수려 시도했다. 이들은 오늘 오후 2시 경 시청역 쪽에서 대거 몰려나와 기자회견이란 것을 통해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희망버스와 민주노총 위원장 단식농성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불법 단식농성 텐트를 때려부시라”라고 소리 지르며 천막에 설치한 현수막과 피켓을 떼어내 내동댕이치고 농성자들을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이 몰려와 충돌을 막기 위해 농성장을 에워싸자 이번에는 경찰에게 달려들며 멱살을 잡고 패악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몇몇 간부들이 노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얼굴과 목 등을 손톱으로 할퀴고 주먹으로 맞아 찰과상을 입었다.

심지어 그들은 자신들의 폭력 모습을 촬영하는 기자들에게까지 눈을 부라리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어댔다. 이들은 오후 2시 경부터 5시 경까지 무려 3시간 여에 걸쳐 농성장 주변을 돌며 경찰을 데리고 와서 “저 사람이 나를 때렸다, 연행하라”고 다그쳐 충돌이 계속됐다.

   
▲ 어버이연합은 민주노총 천막을 향해 "불법단식텐트를 때려부셔라~"고 외치며 달려들었다. 사진=노동과세계
   
▲ 어비어연합 회원들은 민주노동당 천막에 난입해 농성자들을 폭행하며 천막을 뜯어내려 시도했다. 사진=노동과세계

   
▲ 어버이연합 회원 100여 명이 18일 오후 대한문 앞 농성장에 몰려와 난동을 부렸다. 사진=노동과세계

   
▲ 사진=노동과세계
   
▲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농성장을 에워싼 경찰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을 가했다. 사진=노동과세계

 

 

   
▲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 철회하라! 사진=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