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노동조합
15대 임원선거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
지난 12일 2차 투표를 통해서 현장연대 성만호후보 진영이 최종 당선됨으로서 15대 임원선거를 마무리하고 15대 집행부의 상집구성이 완료되었다.
상집구성 완료 후 가장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분열양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이 성만호 위원장을 재선에 성공시킨 ‘현장연대’ 조직이다.
문제의 발단은 상집인선 과정에서 친 회사 성향의 ‘노개연’ 조직원을 발탁하고 기존 현장연대 회원을 제외시킨 데서 비롯되었다.
기존 현장연대의 탄생은 11대, 12대 이세종위원장을 배출한 ‘실노추’ 조직과 노개연에서 탈퇴한 성만호 위원장의 친정조직인 ‘희망연대’ 조직이 통합하여 만들어졌으며, 실리주의를 표방한 중도우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현장의 표심은 회사의 조직적인 물밑작업도 한몫했지만, 친 회사성향의 ‘노개연’ 조직대신 중도성향인 ‘현장연대’를 선택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상집인선 과정에서 보여준 15대 집행부의 성격은 성만호 위원장의 친정체제를 확실히 구축하면서 노개연 회원을 흡수함으로서 중도의 성격을 상실하고 친 회사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현 집행부의 모습이 바로 기존 현장연대 회원들이 반발하고 현장이 걱정스런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는 원인이다.
15대 집행부 시작부터 현장의 여론을 왜곡하고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 집행부가 현장 조합원을 위해서 어떤 모습으로 노조운영과 사업집행을 해 나갈지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집행과정을 통해서 집행간부들의 도덕성과 자주성은 수없이 지적되어왔고 노동자적 관점과 철학의 부재는 대우조선노동조합을 퇴보시킨 채, 현장을 실리주의의 포로로 만들어왔다.
매년 단체교섭은 현장의 미래와 희망을 설계하는 노동조합의 고민의 모습보다는 회사의 울타리 안에 갇힌 집행간부들이 성과금이 얼마며 격려금이 얼마며, 휴가비가 얼마라는 등으로 현장을 현혹하고 조선업종 노동조합끼리 비교하면서 돈 따먹기 경쟁으로 바뀌어버린 안타까운 현실이 되어버렸다.
십 수년 채, 방치된 현장의 ‘직급체계’ 와 ‘임금구조’가 현장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고 몸이 아파도 심야노동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이 문제에 대한 노조의 정책적 노력은 전혀 없다.
또한, 30년이 넘어가고 정년이 다되어도 회사의 노무관리의 덫에 걸리고 직급체계의 최장 년 한에 걸려서 희망 없는 현장선배들의 모습이 사무관리직의 희롱거리로 전락해도 아무런 대책 없이 흘러가야 하는 현실.
임금은 차별되고 최고직급은 직장으로 만족해야 하는 현장의 미래가 동결된 채, 세월만 보내고 있다.
현장통제는 현장을 관리직의 통제 하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장의 직제개편과 임직급체계의 개편을 통해서 사무관리직과의 차별적요소를 해소하고 현장은 현장 감독자들이 관리하는 혁신적 개편을 단행해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임원을 배출할 수 있는 희망이 제시되는 노동조합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통제권에 들어 간, 친 회사 성향의 집행조직으로는 이런 현장의 욕구를 해소할 수도 없으며, 현장에 희망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은 예상된 현실임을 직시해야한다.
이제 현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친 회사 성향의 집행부를 견제 할 강력한 현장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기존에 4개의 현장조직들의 지난 활동내용을 분석해보면 현 집행부의 실정을 제대로 견제해 내지 못한 실책이 포착된다.
유인물마저도 적절한 시기에 배포하지 못했고 문제점을 전체적으로 통찰하는 날카로운 모습도 부족했다. 이런 모습이 노조집행의 변화를 주지 못한 큰 원인임을 각성해야 한다.
따라서 예전에 ‘노민추 초기’조직에 버금가는 민주 활동가들을 망라하는 통합조직을 출범시켜야 한다. 조직의 노선과 성격의 차이에 따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조직이기주의’의 모습을 내려놓고 대우조선노동조합의 위상을 강화하고 민주노조를 건설하기위해서 강력한 현장조직의 밑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된다.
조직과 조직이 통합하든, 민주 활동가들이 헤쳐모이든 현재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헌신과 희생의 결단을 촉구한다.
현장제조직 통합의 진정한 모습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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