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 공동대표가 2005년 8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떡값 검사 관련 보도자료. |
노회찬 공동대표가 이 사건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 이유는 아직도 서울중앙지검에는 당시에 압수되고도 공개되지 않은 안기부 X파일 테이프 280여 개가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이를 두고 “70년, 80년 전 일제하에 있었던 친일행위에 대해서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국회에서까지 특별법을 만들어서 과거사 진상규명을 했다”며 “거대권력들 간 건국 이래 최대의 부정비리 사건이라고 얘기하는 X파일 부분에 대한 조사가 있어야 하며 그런 새로운 조사과정에서 저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부족함이나 잘못됨이 있다면 바로 잡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2005년 8월 18일 이 X파일 테이프 내용의 극히 일부분인 삼성 떡값 검사 실명만 추정해 보도자료로 만들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한 재판 끝에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정작 노회찬 공동대표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재판은 노회찬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는데도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올렸단 이유로 죄를 묻는 것은 국민 상식에서 한참 벗어났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은 일반 국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만든 법이지 범죄행위를 보호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며 “노회찬 의원이 폭로한 X파일 녹음 테입 내용은 일반 국민 사생활이 아니라, 재벌이 검찰에게 떡값을 전달하고자 하는 모의와 계획, 그리고 대선자금을 건네려는 계획 등 무시무시한 범죄행위를 폭로한 것인데, 이것이 어떻게 사생활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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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노회찬이 낸 보도자료에 사생활이 담겼을까
그렇다면 문제가 된 노회찬 공동대표가 8년 여 전에 낸 보도자료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실제 떡값 검사들과 삼성관계자들의 사생활이 담겨 있을까.
참세상은 당시 보도자료 원문이 게시된 노회찬 공동대표의 과거 홈페이지 ‘난중넷(http://www.chanblog.kr/index.php?mid=press&page=50&document_srl=156020)’ 게시판을 구글링 검색을 통해 다시 찾아봤다. 현재 노회찬 공동대표 홈페이지는 2005년 홈페이지와 달리 개편이 돼 있어 구글 검색으로 과거 게시판을 찾을 수 있었다.
노회찬 공동대표를 의원직에서 끌어내린 X파일 관련 보도자료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원본의 폰트와 박스 처리 그대로 게재돼 있었고, 한글파일로 첨부된 자료는 링크가 열리지 않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원문으로 올라간 내용을 그대로 한글파일에 복사했더니 파일은 단 4쪽짜리 32KB 정도의 크기였다.
이 보도자료에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X파일에 담긴 당시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홍석현 주미대사의 떡값 검사 리스트 관련 대화 녹취를 담고, 이를 토대로 한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했다. 또 이건희 삼성회장의 작은 처남이자 홍석현 주미대사의 동생인 홍석조 광주 고검장이 ‘떡값 전달책’을 맡았다는 사실도 담았다.
이 보도자료에서 노회찬 공동대표는 홍석현 대사가 “이번에 부산에서 올라온 내 1년 선배인 (서울지검) 2차장은 연말에나 하고, 지검장은 들어 있을 테니까 연말에 또 하고...”라는 발언이나 “석조한테 한 2천 정도 줘서... 작년에 3천 했는데 올해는 2천만 하죠. 우리 이름 모르는 애들 좀 주라고 하고...”라는 발언을 토대로 삼성이 최소한 96년부터 떡값을 돌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당시 보도자료에 공개된 떡값 검사 실명 리스트 |
노 공동대표는 또한 “홍석조는 오래 전부터 후배검사들을 관리하는 임무를 담당했고, 2003년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있으면서 삼성맨을 요직에 앉힌 사람”이라며 “그 동안 우리나라 검찰의 인사권자는 사실상 삼성”이라고 삼성을 정조준 했다.
당시 노회찬 공동대표의 한 보좌관은 ‘난중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2005년 8월 18일의 풍경을 전했다. 그는 “많은 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이어져 난중넷 홈페이지는 잠시 다운될 정도로 네티즌들의 방문과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며 “떡값 검사 명단이 발표된 홈페이지 최근 뉴스 게시판과 보도자료 게시판의 댓글만 150여 개가 넘고, 방문자는 오늘 하루 몇 시간 동안 2만 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님의 용기있는 행동이 자랑스럽다는 지지글과 사무실로 격려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네티즌들의 십시일반 개미후원이 이어지고 있으며, 초등학생의 소액 2천 원부터 KT 직원과 학원 강사, 학생들의 후원까지 후원금이 홈페이지를 통해 답지돼 오늘 하루만으로 지난 몇 달 간의 후원금액을 넘어서고 있다”고 전해 노 공동대표에 대한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전했다.
이 보좌관의 글에는 또 보도자료 배포 직후 한국일보 등 몇몇 언론이 떡값 검사의 첫 실명 보도를 했다는 사실도 담겨 있어 대법의 ‘언론은 보도자료 내용을 거를 수 있다’는 판결에 허점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당시 노회찬 공동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도자료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