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이른 아침이슬에 깨어난 나팔꽃의 진군이 시작된다 뜨거운 여름에 살아내기 위해서 더욱 억세진 잡풀들 속에서 숨죽여 지낸 나팔꽃들이 새벽이슬에 꽃잎을 활짝펴고 기상나팔을 불어댄다 넝쿨을 뻗어 하늘을 향해서 높이 솟아오르고 싶은 본능~ 뜨거운 땅을 박차고 일어나 바람이고 싶을까? 구름이고 싶을까? 잡힐듯 잡히지 않는 지나가는 바람 뜬구름이어라 강렬한 햇빛이 온몸을 적시고 하늘향해 고개를 쳐들었던 이른아침 풍경들이 고개를 숙이고 시들어가는 즈음에 요란한 진동소리와 함께 잡풀을 도려내는 예초기소리에 나팔꽃이 날아간다 질기게 버티며 안간힘을 써내려간 질긴 생명력도 한순간~ 높은 곳을 향했던 욕망도 잠시 고개숙이며 시들었던 시절도 잠시 꺾일듯 꺾이지 않는 폭염더위에 지쳐버린 희망마져 사그러져간 여름들녘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