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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언덕에서 배운 것

안 희 연​ 온전히 나를 잃어버리기 위해 걸어갔다 언덕이라 쓰고 그것을 믿으면​ 예상치 못한 언덕이 펼쳐졌다 그날도 언덕을 걷고 있었다​ 비교적 완만한 기울기 적당한 햇살 가호를 받고 있다는 기쁨 속에서​ 한참 걷다보니 음푹 파인 곳이 나타났다 고개를 들자 사방이 물웅덩이였다​ 나는 언덕의 기분을 살폈다 이렇게 많은 물웅덩이를 거느린 삶이라니 발이 푹푹 빠지는 여름이라니 무엇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니​ 언덕은 울상을 하고서 얼마 전부터 흰토끼 한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했다​ 그뒤론 계속 내리막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밤이 왔다 언덕은 자신에게 아직 토끼가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고요 다음은 반드시 폭풍우라는 사실 여름은 모든 것을 불태우기 위해 존재하는 계절이라는 사실도 모르지 않..

카테고리 없음 2024.07.29

휴가

장마 폭염더위에 지친일상들~ 시원한 그늘에서 시원한 물한모금에 다시 일어설수 있는 충전의 시간 휴식의 시간을 좀 더 길게갖고 싶을 때 떠나는 휴가~ 누가 나에게 주는 휴가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주는 휴가다 이시간 만큼은 세상과 단절이라도 하듯 세상 밖으로 떠나야 한다 일기처럼 포스팅하고 세상의 인연들과 소통했던 SNS도 잠시 멈춰줘야 진짜휴가다 읽고싶은 책 몇권 듣고싶은 음악 보고싶은 영화 하고싶은 운동을 할수있는 공간이면 충분 도를 닦으러 가는 것도 삿갓시인 방랑도 아니거늘~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버킷리스트에 이런 것이 있지는 않았을텐데~ 가끔은 이래야 세상 살맛이 나는데 어쩔건가? 세상 밖에서 돌아온 날까지~ 즐겁고 건강하시길~

카테고리 없음 2024.07.07

37월

7월/목필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