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주장

대우조선노동조합 23주년을 축하하며~~~

양현모 2010. 8. 11. 12:41

   대우조선노동조합 23주년을 축하하며~~~

열사가 설립하고 지켜온 대우조선노동조합! 

        

 

 

태풍 “뎬무”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오늘 이곳 거제도에도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마치 대우조선 노조설립부터 23주년에 이르는 오늘까지 바람 잘 날 없었던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고난의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태풍 “뎬무”는 그렇게 나의 가슴을 때리고 있다. 다섯 열사의 혼으로 노조를 설립하고 지켜온 역사를 반추해보면서 살아있는 우리들은 얼마나 열사들이 목숨과 바꾸며 외쳤던 숭고한 정신을 지키고 노력하고 활동해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나 자신 속에서 불덩이같이 짧게 살단 간 열사들의 젊은 삶을 지우고 망각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적어도 집행을 담당했던 자들과 제조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자들은 “열사추모사업회”하나 아직까지 조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대우조선노동조합 역사 23년 중에 열사들의 역사를 말하지 않고 무엇을 이야기 하겠다는 것인가?  노조창립 23주년 기념행사를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그곳에는 열사는 없고 노동조합 정신도 없다. 대중가수들의 춤사위와 음주가무가 판치는 한판의 동네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특정조직의 무용담이 열사들의 삶만큼 중요한 것인가?

 

 


노민추의 역사와 책임!

대우조선노동조합 23년 역사 중에 열사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조직이 바로 ‘노민추’조직이다. 초대집행부 2년과 현민투집행부 2년, 실노추집행부 4년을 합해서 8년을 빼면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노민추라는 특정조직이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민추의 역사는 대우조선노동조합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민추조직은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운영과 사업, 정책과 홍보, 투쟁과 조직, 노사관계 등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왔기 때문이다. 중간에 타 조직들이 집행을 담당해봤지만, 큰 틀에서 노민추 집행부가 구축해놓은 노조운영 시스템이나 노사관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채, 반복해서 답습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우조선노동조합의 역사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노민추조직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것은 당연하며, 그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의 현실!

대우조선노동조합이 자본과 대립적관계를 설정하고 본격적인 투쟁을 전개한 것은 사실상 90년 초 골리앗투쟁이었고, 골리앗 투쟁이후 급속도로 진행 된 회사의 신경영전략은 현장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노동조합이 장악했던 현장권력은 서서히 회사의 치밀한 노무전략이 먹혀들면서 노사관계중심의 노조활동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교섭상황은 지금까지 회사의 의도대로 진행되어왔고, 노조의역할은 현장의 통 밥을 뛰어넘는 기만전술로 전전긍긍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노조의 투쟁전술이 회사에 타격을 줘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타결일정을 역순으로 마무리하기위한 보여주기식 투쟁전술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노사관계는 기업별노조 하에서 급속히 협조주의로 전락했고, 현장조직력은 현장제조직들이 조직해놓은 핵심활동가들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투쟁방향은 실용노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 4개의 현장제조직이 있지만, 컬러가 분명하지 못한 이유도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활동가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민주대통합 만이 대안이다!

23주년이 된 올해는 14대 임원선거가 있는 해이다.

벌써부터 현장4개조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내년에 실시하는 복수노조시행 전에 치뤄지는 임원선거라 더욱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위원장을 지냈던 분들의 면면을 보면, 그렇게 성공적인 임기를 마친 위원장들이 없다는 것이 현장 조합원들을 서글프게 한다.


역대 위원장들의 노조운영의 행태나 모습을 보면 발전적이고 진보적인 관점보다는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모습으로 노조발전에 역행한 결과로 나타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정치하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자신들의 정치적 경륜이 쌓이면, 초심의 자세를 쉽게 포기하고 민초들의 생각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현상은 자신도 모르게 힘 있는 권력에 포위당하게 되고, 민초들과의 소통과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하게 된 것에서부터 출발하게 된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꿀 것은 다 바꿔야 한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사람을 통해서 변화된 역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대우조선노동조합 14대 임원선거에서 사람을 바꿔야한다. 진정으로 노조운영에 대한 철학과 비젼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가진 사람만이 새로운 노동조합의 변화를 주도하고, 떨어진 낙엽처럼 퇴색되어버린 노조의 색깔을 산뜻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민주대통합을 해야 한다.

자신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면서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밥그릇만 보듬어 안고 있는 “조직이기주의”의 모습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다. 현장조직끼리 이전투구 하는 모습은 자본이 즐기고 있는 최고의 볼거리다. 우리끼리 단결하고 연대하는 것을 자본과 협력하는 것보다 힘들어하는 모습으로는 현장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


노조위원장 자리는 권력을 향유하는 자리가 아니다, 권위의식으로 현장을 지배하는 자리가 아니다. 희생과 봉사로 현장 노동자들을 진심으로 섬기는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