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없는 일방통행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국민들의 여론과 목소리를 귀를 막고 들으려 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주요 정책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틈만 나면 공정한 사회와 서민복지를 외치던 자들이 예산안 날치기 강행처리를 통해서 민생예산을 삭감하고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예산을 통과 시켰다. 그들의 주장은 4대강 공사가 완공되고 나면 반대했던 사람들도 잘했다고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4대강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귀를 닫은 채, 오로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결과물을 향해서 돌진 하고 있다. 이 땅에 국민들이 누려 야 할 자연 환경과 생계를 유지하던 일터와 삶의 현장, 그리고 복지, 인권, 민주는 토목공사의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4대강 강바닥에 묻혀가고 있다.
금연캠페인 추진방식을 가지고 노사간 에 마찰과 현장의 갈등을 유발시키던 회사가 이번에는 ‘그네식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현장에 설득력 있는 여론 수렴과정과 노사간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은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현장조합원과 노동조합을 무시 한 채,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이명박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일방통행을 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회장을 지낸 CEO 출신이다. 기업의 CEO 들이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 토론하고 결론을 내기까지 민주적이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추진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이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하부까지 침투해야하는 TOP DOWN 방식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경영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왜? 우리는 옆 동네 삼성처럼 안 될까?”에 집착하고 있다. 최대한 의사결정구조를 짧고 간단하게 가져가고 싶은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구조에서 그들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서 추진해 야할 사항들이 단협, 노사협의회, 산안보, 복향추, 노개위 등을 통해서 조합원의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한사항, 복지 및 산업안전에 관한 사항 등 회사운영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는 회사의 원만한 운영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최근 회사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그동안 노동통제관리방식을 통한 현장 장악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90년부터 시작 된 회사의 ‘신경영전략’도입을 통한 노동통제관리방식은 강압적인 노무관리정책과 인사, 복지정책을 유화정책으로 활용하면서 회사정책에 순응한 조합원에게는 당근을 주고, 반대로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조합원들에게는 채찍을 휘둘러 왔다. 회사의 이런 정책은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힘을 서서히 침몰 시켜왔으며 ‘노조무력화 정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런 결과물이 바로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면 된다는 발상을 하게 되고, 회사의 이런 발상이 실제로 현장에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의 현장통제방식에 의존한 밀어붙이기 식 전략이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이런 방식의 회사운영과 정책이 바람직 한 것인가? 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강압적이고 병영적인 방식의 회사운영은 겉으로는 잘 된 것 같고, 경영자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회사정책을 받아드리는 구성원들의 속마음은 온 통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주인이 리모콘 만 누르면 시킨대로 척척 일 처리를 해나가는 로봇을 원할지 모르지만,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무한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이런 구성원들의 잠재의식을 회사라는 울타리에 가두어놓고 통제하고 획일적으로 길들이는 기업의 방식은 경쟁력 차원에서도 올바르지 않다.
한국의 정에 의한 관리방식
일본의 도요타방식이나, 미국의 포드방식을 도입해서 우리나라 작업방식에 접목하고, 노동강도를 강화하기 위해서 일본 식 노무관리를 도입하다보니,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리나라 고유의 인력관리방식에 대한 연구 활동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오래 전 한국기업의 노사관계와 노무관리방식을 연구해오던 교수 팀들과 같이 “우리나라의 작업장 민주주의와 한국식 노사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논의하고 토론한 바 있다. 여기에서 나는 “한국인의 정을 활용한 인력관리방식”을 제안한바 있다.
한국기업의 대부분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비인간 적인 경영정책과 관리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비인간적인 관리 방식은 일방적인 지시나 통제로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일 수밖에 없으며, 스트레스, 불만과 불안전한 작업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런 노동자들의 심리상태가 제품의 품질불량, 현장의 안전사고, 생산의 감소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최고의 품질, 안전한 작업수행은 곧 사람의 심리상태에서 나타난다. 이렇듯 노동자들의 심리상태가 최상일 경우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인간적이고 행복한 기업문화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인간적인 정의 관리를 현장에 접목시켜 보자는 것이다. 단 순한 예로 날씨가 추워서 휴게실에 쉬고 있는 작업자에게 회사임원이 위압적이고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고 했을 때, 받아드리는 작업자의 감정상태는 자존심도 상하고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하여 작업을 진행한다면 어떻겠는가? 상상해보라! 그러나 반대로 따뜻한 커피한잔 빼주면서 “추운데 고생많지요!”하면서 등이라도 두들겨 준다면, 이 작업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인가? 미안하고 고마운 생각으로 작업장에 투입하게 되고, 최상의 심리상태로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현재 대우조선의 노동자들의 심리상태는 별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비인간 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강압적인 노동통제방식의 관리가 현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자포자기이며 심각한 패배의식 속에 사로잡혀 있다. 8시부터 시업시간이지만, 그 전에 나와서 청소하기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15분전에 도열해서 체조하기를 강요받는다. 이제는 시업시간 전에 안전보호구를 착용하고 조회에 참석해야 한다. 공식적인 업무 외 시간에 이루어지고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이런 것들이 바로 참석여부에 따라서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게임 전에 진을 다 빼고, 실질 적인 게임에 돌입해서는 실력발휘를 못하고 있다. 겉으로 보여주기 식에는 강한데, 실전에 임하여 실질적인 경쟁상태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우조선의 실체임을 부정할 수 없으며, 중대재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서 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에 의해서 선택받았고, 조합원을 위해서 자본에 대항하여 투쟁할 수 밖에 없는 대립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회사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관한다면
노동조합도 회사를 인정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게 될 것이고, 현장 조합원 대중들로부터 강력한 대응을 요구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처음부터 강성은 없다. 상대적으로 회사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온건한 집행부도 강성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사는 이치이며 순리이다.
최소한 회사가 조합원과 노동조합에게 각종 법과 규정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면, 회사부터 노사 간에 합의한 합의사항부터 준수하고, 단체협약을 준수하는 것이 공평하고 신사적인 게임이 아닌가? 자신들은 부당한 게임을 즐기면서 우리에게만 공정한 게임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바로 올바른 게임이 성사될 수 없는 “레드카드”임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전자리더 시스템은 창살 없는 감옥으로 가는 길
이번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노조는 회사가 요구한 전자리더 시스템의 일부적용에 대해서 합의했다. 합의 된 내용은 출입절차 간소화와 차량번호 판 조회, 중식 식수관리개선 등에 관한 내용이지만, 이것을 회사가 전 구성원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악용하고 전환 한다면 심각한 인권 침해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입증을 전자리더 시스템으로 바꾸게 되고 이런 출입증을 인식하는 장치를 회사 주요장소(각문, 식당, 목욕탕 등)에 설치하게 된다면 회사는 구성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옥포 매립지에 건립 된 오션플라자의 건물 시스템이 바로 전자리더 시스템으로 되어있고, 그 건물에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바로 창살 없는 감옥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노동조합은 출입증 전자리더 시스템도입을 조합원들의 인권차원에서 원점에서 재 검토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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