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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를 맞으며

양현모 2024. 10. 18. 18:48

가을비를 맞으며 / 용혜원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얼마만큼의 삶을
내 가슴에 적셔왔는가
생각해 본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인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한 마음으로 살아왔는
훌쩍 떠날 날이 오면
미련없이 떠나버려도
좋을 만큼 살아왔는가

​봄비는 가을을 위하여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하여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듯 한데

​온몸을 적실 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 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