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닮으면 천생연분이라고 하는데 우리부부는 만날때부터 주변사람들로부터 닮았다는 애기를 많이들었다.
아내와 내가 서로 바라보면서 닮은곳을 찾아보려해도 어디가 닮았는지 이해 할수가없다.
아내와 나는 동네아주머니의 중매로 만났고 선 본자리에서 아내는 내가 맘에들지 않았는지 마주앉기를 거부했다.
뒤에들은 애기지만 아내는 수많은 남자들을 선본자리에서 퇴짜를 놓은 전력이 있었다고한다!
눈이 높았는지 상대남들이 시원찮았는지 두가지 중에 하나일건데 나는 궂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선본 아내에게 어렵사리 주소를 받아왔고 그때부터 거제에서 서울까지 나의 구애편지는 수없이 띄워졌다! 그러나 아내한테서는 한 통의 답장도 받을수가 없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어서 보고싶으면 영상통화도 가능하지만 당시에는 공중전화로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정도였고 당시 사내기숙사에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서서 기다려야하는 진풍경이 연출되던 시절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감안해 볼때 쉽게 러브스토리가 성사되기는 정말 힘들수밖에 없었다!
소식이 감감한 상황에서 추석을 맞이했고 추석 날 아침 중매쟁이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저쪽에서 한번 더보자고 한다며 나를 재촉했다. 나는 "그동안 무심할 정도로 소식이 없는 사람이 왜 보자고할까?"
의아해하며 따라 나섰다.
나중에 확인된 사실이지만 아내도 아무것도 모르고 장모님을 따라 나왔다고한다!
장모님과 중매쟁이 아줌마의 합동작전이 우리부부를 다시 만나게했고 나는 그날 떠오르는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결혼전 아내는 거제도를 방문하기 위해 서울에서 출발했고 나는 아내의 도착시간에 맞추어 장승포 버스정류장에서 아내가 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그 날따라 억수로 쏟아지는 빗줄기는 기다리는 시간을 더욱 지루하고 힘들게했다!
도착시간을 훌쩍넘겨도 아내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처럼 휴대폰이라도 있으면 연락이라도 해 볼수있지만 당시에는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
빗속에서 버스만 도착하면 나는 아내가 도착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눈을 뗄수가 없었다.
다섯시간 가량을 기다렸을까 아내는 기진맥진 지친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진주에서 장승포가는 차를 타야하는데 울산 장생포가는 차를 탄것이다.
아내는 중간에 내려서 다시 진주까지 와서 거제방향차를 타고 오느라 늦게 도착한것이다.
아내는 차멀미로 아무것도 먹지못했다.
나는 그 때부터 아내를 기다리는 남자가 되었다.
다음 날!
아내와 나는 부서 체육대회에 함께참석하게 되었고 우릴 본 회사동료들은 많이 닮았다며 동생 이 아니냐며 반색을 했다.
나는 결혼 할 사람이라며 아내를 소개했고 우리는 그해 크리스마스 날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후 아내는 지금까지 힘들 때나 어려울 때나 동반자요 동지적사랑으로 내곁을 지키고있다.
새삼스럽게 우리 부부의 닮은 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어제 거제 섬 꽃 축제 구경을 가서 길거리 화가들에게 우리 부부가 그림을 그렸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부부가 닮았다며 한마디씩 거들고 지나갔다.
길거리 화가가 완성한 그림을 천천히 훓어보면서 아내와 내가 닮은곳을 찾아보았다.
완성된 그림에는 눈이 많이 닮아 있었다. 아내의 입이 약간 잘못 그려진 것 같다.
하지만, 아내와 나는 액자에 넣어서 거실에 걸어놓았다.
살아가면서 부부는 닮아간다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서로의 갈등으로 해어지는 부부들이 안타깝게 늘어만 간다.
넉넉하진 못하지만, 우리부부의 행복과 사랑을 지켜준 나를 닮은 아내가 고맙기만하다.
우리 부부의 닮은 꼴을 사진으로 확인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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