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서울시 공동운영 계획 세우자"

양현모 2011. 9. 15. 23:21

이정희 만난 박원순 "서울시 공동운영 계획 세우자"
민주진보진영 공동정책 '무지개플랜' 제안
이경태 (sneercool) 기자권우성 (kws21) 기자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박원순 변호사가 15일 오후 국회 민주노동당 대표실에서 이정희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박원순 변호사가 15일 야4당과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가 서울시의 정책 및 비전을 큰 틀에서 합의하는 '무지개 플랜'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어느 누가 야권단일후보가 되든지 공동의 가치를 서울시정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야권의 논의 테이블부터 구성하자는 얘기였다.

 

그는 이날 오후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나, "진보·민주 정당과 시민세력이 함께 연대해서 좋은 결과를 맺자"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박 변호사는 지난 13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만나서도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과 시민사회의 통합후보로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 길로 갈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강조한 바 있다.

 

"진보정당, 함께 가치 실현하는 동지적 관계 됐으면 한다"

 

박 변호사와 이 대표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됐다. '법조인'·'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라는 서로의 공통분모도 자연스레 오갔다.

 

대화의 주제는 물론 '야권연대'였다. 박 변호사는 "진보 정치에 좋은 가치들이 많은데 현실 사회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며 "저도 이제 정치권에 들어오게 됐는데 함께 가치를 실현하는 동지적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또 "거버넌스(협치)의 가치를 실현해 시민도 행복하고 정치권도 새롭게 되는 결과를 만들자"며 "희망제작소 당시 민노당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과도 굉장히 많은 상의를 했다, 장외에서 (협력을)많이 해왔는데 이제 장내에서도 (협력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국민들이 진보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참여하는데 열의를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정치를 하실 분이 많이 나오셨으면 했다"며 "그동안 시민의 폭넓은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지게 해 많은 것들을 일구어 오신 박 변호사께서 이렇게 직접 나셔서 더 훌륭하게 더 많은 것들이 만들어지게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장 선거의 여러 가지 과정이 남아있지만, 야권이 잘 논의하겠다"며 "이제는 시민들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그런 일 말고 정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조금 더 진보적이고 복지가 넓어지는 방향으로 (시정이) 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논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도 "함께 꾸는 꿈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며 "정말 좋은 것을 시민들에게 드리고, (시민들이) 너무나 간절히 바라는 것을 해드리고 싶다"며 "복잡한 것이 아니라 상식에 기초해 연대와 협동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가치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누가 들어도 가슴이 숙연해지는 가치나 비전이란 게 있는데 우리나라 정치에는 왜 그런 말을 하는 분이 드물까 아쉬워했다"며 "이 대표는 그런 말씀을 하셨고 잘 하실 분이라 생각한다, 함께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색깔 다른 야4당·'혁신과 통합'·시민사회 함께 모여 '무지개 플랜' 세우자"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박원순 변호사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박원순

무엇보다 박 변호사는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과정에서 야권의 서울시정 공동운영을 위한 '무지개 플랜'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아직 혼자 생각하는 것인데, 누가 되더라도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가 정해지면 무지개 플랜을 했으면 좋겠다"며 "(정당·시민사회 등의) 색깔은 조금씩 다른데 야4당과 '혁신과 통합', 그리고 저희들하고 함께  미래 정치의 대안에 대해 완전히 합의 못하더라도 큰 가이드라인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선거 다음에 곧바로 총선으로 이어진다"며 "이 정부가 이렇게 큰 실정을 했는데 또 집권하거나 여당이 서울시장이 된다는 것은 정말…, 통합과 연대는 이제 시대정신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다만, "(저는) 민주당 외 진보정당이 하나 있었으면 한다"며 민주당의 '통합' 주장과 살짝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이에 "앞으로 서울시장 관련해 당내 후보선출 절차, 단일화 절차가 남아있지만 정책협의 약속을 충실히 하고 그걸 지켜나가기 위한 신뢰를 착실히 쌓는 것이 기본"이라며 "누구든 후보로 확정되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늘 갖춰진 민노당의 자세"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연대의 정신을 살려서 폭넓게 합의해 나가는 것이 내년 총선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탁해진 정치 언어, 국민들에게 꿈을 못 준다"

 

한편, 박 변호사는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의 언어가 너무 혼탁해져 있다"며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여러 차례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강조한 이유였다.

 

그는 "정치에는 고상한 가치가 있다, 그를 통해 사람들이 도움도 받고 정치적 관심도 갖게 된다"며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정치의 언어가 너무 혼탁해져 있어 국민에게 꿈을 못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에 입문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모르나, 정치가 사람들에게 혐오 받지 않고 공동체의 꿈을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서울시장 선거 역시 서울시민의 행복한 삶,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의 비전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를 방문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야권단일후보로 (서울시장 보선에) 나간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에 야권 범주 안의 정당과 제 시민단체에 인사하고 연대를 구하는 절차는 당연히 밟아야 한다, 그 일환으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