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세상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시국대회

양현모 2013. 1. 20. 14:41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시국대회

2000여 노동자 집결...“인수위는 노동자들과 소통하라”

박근혜 당선인이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시대는 오지 않고 있다. 대선이후 19일 현재까지 5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으며 노동현실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노동계를 비롯해 종교, 여성, 법조, 문화예술 등 각계가 결성한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시국회의는 19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국대회를 열어 “당선 이후 4 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정리해고를 피해간 노동자도 참담한 노동을 비관하며 자살하는 민중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경고했다. 시국대회에는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참석해 박근혜 새 정부와 인수위에 “국민과 소통하며 시대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출처: 김용욱 기자]

백석근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제 더 이상 동지들을 잃지 않기 위해 시국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 비대위원장은 노동자들과 소통하지 않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비판하며 “소통을 거부하는 인수위에 더는 찾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구축해야 할 전선을 고민하고자 한다”면서 “앉아서 하는 하소연이 아니라 걱정을 부수고 열정으로 전선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도 박근혜 당선인의 ‘불통’을 비판했다. 박석운 대표는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부도를 서슴지 않고 있는데, 공약부도가 나면 그 정권은 파산한다”며 “ 당선자가 취임식 전에 부도 위험 있는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특히 “5대 현안인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공무원 노조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고 취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김용욱 기자]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시절,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현대차 불법파견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지난 10월에는 공무원 노조 총회에 메시지를 보내 “ 더 큰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지휘향상, 근무여건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선 직후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과 곽규운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이 해직됐다.

시국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에 “노동의 문제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불안과 분노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시대적 아픔을 외면한 사회통합은 기만이며 강요이고, 이러한 눈물을 외면한 경제민주화는 허구이며 노동이 배제된 담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국대회 참가자들은 무대 구조물 위에 올라 5대 현안 요구를 전시하는 상징의식을 통해 “철탑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이 살아서 내려올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공무원노조를 대표해 무대 구조물 위로 올라간 노동자들은 “정파와 진영논리를 넘은 단결과 연대로 투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김용욱 기자]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사측이 복직을 약속한 무급휴직자들에게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복직을 시키지 않겠다”고 협박한 일을 밝히면서 “힘을 모아 싸우고 우리 스스로 힘을 만드는 것만이 철탑에 올라간 이들을 살려내고 국정조사를 이뤄낼 길”이라며 단결과 연대투쟁을 당부했다.

김성령 공무원노조 부위원장도 “박근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가 대동단결하지 못해서 부당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제도뿐 아니라 믿음으로 민주노총을 혁신해야 박근혜 정권에서 싸워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국회의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인수위는 국민과 소통하라”고 촉구했다. 시국선언문은 “희망은 국민과 더불어 토론하고 모색할 일이며 ‘밀봉인수위’ 홀로 기획할 발명품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시국회의의 경고를 거부하면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은 박 당선인 집권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국선언문은 이어 노동자들을 향해 “더욱 단결하고 연대하며 소통하고 혁신하자”고 당부했다. 시국선언문은 “새로운 시대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저항을 넘어 대안의 희망을 토론하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