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김득중 쌍용차 지부 수석부지부장, 최기민 정책실장, 김태연 쌍용차 범국민대책위 상황실장은 국회 환노위원장실과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후 오후 1시 7분 께 이한구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환노위 위원장실과 민주당을 찾은 김에 새누리당의 입장도 확실히 듣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실로 향하는 것을 본 국회 경위는 원내대표실 문을 미리 닫아 버렸다. 약속을 잡지 않고 왔다는 이유였다. 원내대표실 문이 닫히자 이들은 대표실 앞 복도에 앉아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국정조사 요구 10만 명 서명지를 전달하고 국정조사 반대 이유를 듣고 싶다고 밝혔지만 국회 경위들은 이들을 둘러쌌다.
이어 15분여 뒤에 이 모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이들을 찾아와 국회 청원실에서 얘기를 나누자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직접 말을 하겠다”고 거절했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대선 때 당대표가 얘기하고 선대위 최고 책임자도 국정조사를 공언했는데도 이한구 원내대표만 확신에 차서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뭔지 들어야 할 것 아니냐”고 면담 요구 이유를 밝혔다.
이 모 실장은 “제가 의견을 접수해 원내대표에게 보고하겠다. 청원실로 가자”고 재차 말했지만, 김태연 실장은 “원내대표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이한구 대표가 국정조사를 막고 있는데 무슨 대단한 이유가 있는지 들어봐야 할 것 아니냐”고 재차 청원실로 이동을 거부했다.
이 비서실장은 “(기업)노조에서 반대한다. 거기도 노조가 있다”며 쌍용차 기업노조의 국정조사 반대를 근거로 댔다.
김종인 민주노총 비대위원은 “그래서 (이한구 대표가) 지난 1월 5일 일방적으로 회사와 (기업)노조를 찾아가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를 듣겠다는 것 아니냐”며 “왜 반대가 나오겠느냐. 회사와 새누리당이 뭔가 해서 만들어진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모 실장은 “회사와 새누리당은 관계가 없다. 주장이 미묘하다. 새누리당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원내대표실에 들어가서 만날 수 있겠느냐. 청원실에 가서 자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재차 “1월 5일 이한구 대표가 쌍용차를 간 이유는 뭐냐”며 “대선 시기에 다 하겠다고 해놓고 이한구 대표만 도대체 왜 그러는지 서명을 전달하고 확인하려고 들어 온 것”이라고 비서실장 면담을 재차 거부했다.
이 비서실장이 자리를 떠난 지 20여 분 뒤 국회 경위 30여 명은 이들의 사지를 들고, 국회 본관 밖으로 끌어냈다. 이들은 본관 밖으로 끌려 나와서도 손 피켓 등을 펼치며 국정조사를 촉구했지만, 경위들은 손 피켓도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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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정조사 안 되면 박근혜 취임 순조롭지 않을 것”
이에 앞서 오전 11시 쌍용차 범대위는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은 “오늘 여야 개원협상에서 국정조사를 합의하지 못하면 국정조사는 영원히 묵살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정조사가 안 되면 박근혜 당선인의 취임이 순조롭게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은 “국정조사를 한다고 회사가 망하는 것도 아닌데 회사와 새누리당, 정부가 한통속으로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불법 회계조작과 사기부도를 낸 문제들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만 하면 된다.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이런 진실을 밝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정우 지부장은 “철탑에서 두 달째 농성을 하면서 동상에 걸리고 결린 어깨조차 어떻게 못하는 상황이다. 이 추운 겨울에 얼어 죽으라는 건지 답답한 상황“이라며 ”새누리당이 약속대로 국정조사를 다시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른 결단을 내리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민주당은 대선이 끝나고 난 후 반성과 함께 민생을 나선다고 했다”며 “민주당이 가장 중요한 민생 문제인 국정조사에 대한 분명한 합의 없이 어영부영 개원에 합의하면 국민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민주당의 노력은 잘 알고 있지만 당 전체가 국정조사 실시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