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애초에 수주할 생각조차 없다” | ||||||||||||||||||||||||||||
<특집>한진중공업의 불편한 진실 1 “5년 동안 영업안하는 회사가 어딨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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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가 목숨을 끊은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회사는 “개인적인 죽음이다. 교섭 대상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노조의 대화 요구를 거부하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회사는 오히려 ‘수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노조의 농성 때문에 무산될 수도 있다’며 현재 투쟁을 문제 삼는 여론작업에 나섰다. “노조 때문에 수주를 못한다. 회사는 공장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노조가 방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이 같은 회사의 태도에 대해 “노조 핑계 대며 사태를 모면하려는 것일 뿐, 회사는 애초에 수주할 생각조차 없다”고 단호하게 반박했다. 차해도 지회장은 “회사의 최종 목표는 영도조선소를 축소, 폐쇄하려는 것이지 영도조선소를 운영할 생각 없다”며 “정리해고와 노조탄압도 이 같은 목표를 위한 수순이었다”고 강조했다.
노조 때문에 수주 안 된다? 말짱 거짓말 2009년 회사가 정리해고를 진행할 때부터 이 같은 문제제기가 이어져왔다. 회사는 2008년 중반부터 영도조선소 수주를 전면 중단하고 특수선(군용)을 제외한 상선 수주를 모두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가져갔다. 국내의 울산과 다대포 공장을 차례로 폐쇄했고 영도조선소만 남았다. 이에 앞서 회사는 2006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필리핀 수빅에 80만 평의 공장을 지었다. 한진중공업은 1997년과 2001년, 2009년 세 차례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실제 이 기간 동안 7천 여 명에 달하던 영도조선소 노동자는 1천3백 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차 지회장은 “구조조정 때마다 노조가 투쟁을 했고 회사의 의도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며 “민주노조가 없어야 한다는 방향 아래 노조 탄압이 진행된 것도 장기적인 국내 공장 폐쇄와 해외공장 운영 목표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지회장은 영도조선소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회사의 말은 진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1년 정리해고 철회에 합의한 이후에도 회사는 배 14척을 수주했지만 모두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물량을 배치했다. 차 지회장은 “수주한 배는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작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모두 필리핀으로 가져간 것은 의도적으로 국내 조선소를 축소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실제 수주 노력도 없었다고 말한다. 2011년 12월 회사가 물량이 없다는 이유로 순환휴업을 제시하는 한편 금속노조 지회에 대해 단협해지, 손해배상 청구 등 탄압을 가했지만 지회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농성을 하지도 않았지만 회사는 그 시기에 배 한 척 수주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노조 투쟁 때문에 수주를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핑계다.” 서성광 부지회장도 “이미 회사는 자재와 용접기 등을 모두 필리핀으로 빼돌린 상황”이라며 “현장 조합원들도 회사가 일 시킬 생각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선에 대한 수주도 없을 뿐 아니라 회사는 조직 체계를 특수선으로만 편재하고 상선 부문을 폐쇄한 상태다. 차 지회장은 “회사는 국내에서 특수선 부문만 축소 운영하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200~300명의 인력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서 부지회장도 “특수선 물량도 2~3년 치 밖에 남지 않았고 현재 인원이 회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인력보다 많기 때문에 언제든지 정리해고, 희망퇴직이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당장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운영하기 위한 기술력 확보를 위해 영도조선소를 폐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조선소 운영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조선산업 호황기가 끝났지만 불황기가 지나 다시 호황기가 오는 것이 기본 사이클”이라며 “다른 조선소의 경우 그 시기를 바라보고 공장과 기술, 인력을 유지하는데 한진은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회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지난 4년 동안 회사는 배 한 척도 수주하지 않았다. 5년 동안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가 도대체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 있기는 한 것이냐. 정말 영업이 안 되고 이득이 안 난다면 회사를 매각하든 업종을 변경해서라도 살 방법을 찾는 것이 맞다.” 차 지회장은 수주가 어렵다는 것은 대외적인 핑계일 뿐 회사의 의도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차 지회장은 “항간에 이미 2020년 영도 재개발이 진행되고 영도조선소는 없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남호 회장은 절대 영도조선소를 정상화 시킬 수 없다. 조선소를 운영할 생각이 없고 경영 능력이 없는 조남호 회장과 경영진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차 지회장은 영도조선소를 정상화 시킬 방법은 이것 뿐 이라고 말했다. 서 부지회장도 “2011년 국민들 앞에서, 국회에서 수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던 것은 말 뿐이었고 진정성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며 “정말 공장을 정상화할 생각이 있다면 노조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정상화 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영도 조선소를 떠나지 않고 지켰다. 누구보다 공장 정상화와 이곳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지금이라도 배를 수주하고 영도조선고 물량을 확보해서 휴업 상태에 내몰리고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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