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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 2천 여 명은 이 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발이 묶여 있는 최강서 열사 유족과 지회 조합원 등에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정문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 측에 가로막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최루액을 발사했으며, 경찰과 집회참가자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났다. 오후 4시 경부터 시작된 충돌은, 연행자 1명이 석방될 때까지 이어졌다.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상철 금속노조위원장,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등 대표단 등은 몸싸움 끝에 공장에 들어가 이불 등의 물품을 전달했다.
이 날 집회에서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지금 공장 안에서는 사수대 동지들이 공권력 침탈에 대비해 24시간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사측이 사태 해결에 책임 있게 나서지 않을 경우, 우리도 투쟁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집회는 단순히 결의를 모으는 자리가 아닌, 투쟁의 전의를 가다듬는 자리”라며 “설 전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시, 민주노총은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제일 두려운 것은 국가나 정치권력이 아닌, 우리의 굳어져가는 관성”이라며 “더 이상 죽이지 말자는 말은 하지 말자. 우리가 싸우지 않는 한 계속 죽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강서 열사의 부인 이선화 씨는 “사태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회사인 만큼, 만남에 임해달라”며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어떻게 해볼까하는 생각만 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날 결의대회 직전인 1시 50분 경,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측에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조남호 회장이 나서야 한다”며 “158억 손배를 즉각 취하하고 유족에 대한 사과로 인간적 도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박근혜 정권에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만약 한진중공업과 박근혜 당선자가 기어이 설날 전에 최강서 열사의 뜻을 받들지 못한다면 살아있는 우리들은 열사의 뜻을 받들어 비장한 각오로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집회참가자들은 연행자가 석방된 후, 오후 6시경 자진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