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의 힘’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효리가 동참한 덕에 1차 ‘노란 봉투 캠페인’(socialants.org)이 순식간에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파업 이후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조와 철도노조 등을 돕기 위해 1만명이 4만7000원씩 내 4억7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으자는 운동이다.
이효리한테서는 인간적 성숙미까지 배어나온다. 쌍용차 노조원이 트위터를 통해 ‘고맙다’고 인사하자 “무슨 말씀을요. 저는 그냥 알리는 노릇만 했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이만한 연예인과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이효리가 기부에 나선 것은 한 주간지에 실린 어느 주부의 사연 때문이었다. 곧 세 아이의 엄마가 되는 이 주부는 해고자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자 자녀 학원비를 아낀 4만7000원을 편집부에 보냈고, 이 기사가 이효리를 울린 것이다. 이효리는 편지에 “아이 엄마의 마음이 너무나 선하고 순수해서 눈물을 흘렸다. 참으로 적은 돈이지만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리길 바란다”고 적었다. 안쓰러운 이웃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는 아이 엄마와 이효리의 마음 씀씀이가 착하고 아름답다.
이효리는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되는 스타다. 사회적 참여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용기를 내 펜을 들었고 돈을 부쳤다. 얼마든지 편하고 쉽게 갈 수 있는데도, 타인의 아픔에 눈감지 않은 것이다. 그 자세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효리는 우리가 지켜줘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1만명 가까운 사람이 이효리를 따라한 것은 흔해 빠진 ‘유명인 흉내 내기’가 아니다. 이효리에게 공감하고 이효리를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들이 모인 것이다.
무한경쟁의 시대다. 다들 각자의 생활에 얽매여, 각자의 삶만을 살기도 버겁다. 이웃의 고통에 곁눈 한번 주기 쉽지 않다. 그럴수록 더욱 외로워지고 힘들어지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1만명의 이효리’처럼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리고 서로를 감싸 안을 때 사람끼리의 온기가 전달되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공감은 전염력이 강하다. 세 아이의 엄마처럼 먼저 내미는 작은 손 하나가 핵폭발 같은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전망이 보이지 않는 싸움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벅찬 승리의 소식을 들은 기억은 너무도 오래다. 싸우는 사람들은 때로 잊혀지고 때로 외면받고 있다. 그래도 우리 곁에는 이효리가, 이효리를 움직인 아이 엄마가, 이효리를 지키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서로 맞잡은 손에서 훈김이 피어오르는 날이다.
'언론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14일은 안중근의사 추모일 (0) | 2014.02.12 |
---|---|
이상화 동계올림픽 2연패 달성 (0) | 2014.02.12 |
쌍용차해고는 무효 (0) | 2014.02.08 |
고용노동부 통상임금지침에 노동계반발 (0) | 2014.01.23 |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의 문제점과 대응 (0) | 201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