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대오 한 달 새 열배 늘었다 | |||||||||||||||||||||||||||||||||||||||||||||||||||
9일 1만 명 부산역→영도 행진…“정리해고 철회” 한목소리 영도조선소 1킬로 앞두고 경찰저지…최루액 살수 폭력연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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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열배도 넘게 늘었다. 지난 달 11일 부산 한진중공업에 모인 ‘1차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는 1천 여 명이었으나, 이번에는 1만 여 명으로 늘었다.
9일 서울에서 출발한 대형버스 61대와 각 지역에서 출발한 대형버스 83대, 그리고 전국에서 몰려든 승합차 50여 대와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자전거를 타고 온 이들까지. 이날 부산에 운집한 ‘2차 희망버스’ 참가자는 1만 여 명에 달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1킬로미터 앞에서 밤새 ‘정리해고 철회’, ‘조남호 처벌’, ‘이명박 퇴진’ 등을 외쳤다. 이날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85호 크레인에 오른 지 1백 85일 째 되는 날이었다. 1만 여 명으로 늘어난 희망버스 대오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와 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부산역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굵은 빗방울 속에서도 역광장에서 ‘사과가 사과탄이 되기 전에, 바나나가 곤봉이 되기 전에’라는 이름의 콘서트를 펼쳤다. 문화제 때 웨이크업, 3호선버터플라이, 노래를찾는사람들 등의 노래공연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9일 동안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부산까지 걸어온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기획실장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실장은 “쌍용차에서 노동자와 그 가족 열 다섯 명이 죽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노조간부로서, 열 여섯 번 째 죽음이 이곳일까봐 두려워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전했다.
부산역 콘서트를 마친 노동사-시민 1만 여 명은 밤 9시 20분 경 한진중공업이 있는 영도를 향해 평화롭게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경찰병력의 방해를 뚫고 부산 시내 중앙대로로 당당히 걸었다. 장대비가 몰아치는 부산도심을 행진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정리해고 철회하라", "조남호를 처벌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을 외쳤다. 9일 저녁 7시 부산역 문화제 뒤 행진 행진 시작 1시간 40분이 지난 밤 11시. 행진대오는 영도 봉래교차로 대교초등학교 앞에서 경찰 차벽 앞에 막혔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불과 1킬로미터 정도 남겨둔 지점이었다. 경찰병력은 전경버스와 살수차, 강화 프라스틱으로 만든 4~5m 높이 차단벽을 세워놓고 있었다. 경찰은 그 뒤에 승합차 30대를 추가로 배치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 쪽으로 접근하는 것도 막았다. 양옆 인도에는 중무장한 경찰병력이 수십 줄로 겹겹이 막아섰다.
밤 11시 20분 경. 희망버스 행진대오는 무장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대오는 경찰이 친 차벽 바로 앞까지 진출했다. 맨 앞에는 노동자들이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절망을 넘어 승리로", "85 크레인에 희망을" 등의 피켓을 들고 경찰의 차벽에 맞섰다. 차벽에는 "강제진압 중단하라", "정리해고 박살내자" 등의 스티커가 다닥다닥 붙었다. 그리고 희망버스 참가대오들은 경찰 바리케이트를 뚫기 위한 몸싸움을 계속 벌였다. 이들은 오로지 맨 몸으로 무장한 경찰과 맞섰다. 하지만 경찰은 길을 내어주지 않은 채 최루액만 난사했다. 중앙대로 행진, 조선소 1킬로 앞두고 막히다 희망버스 참가대오들의 몸싸움과 차벽 넘기 시도는 다음날인 10일 새벽 2시가 다 되도록 계속됐다. 새벽 2시 20분 경 몇몇 시민과 노동자들이 도로 주변의 벽돌과 모래주머니를 들고와 경찰이 친 차벽을 넘기 위해 계단을 쌓기 시작했다. 여전히 경찰은 이들에게 최루액을 뿌려대며 방해했다. 그리고 10여 분이 지난 새벽 2시 30분 경찰은 단 한 차례 경고방송만 마치고 곧바로 최루액 난사와 함께 물포 살수를 시작했다. 경찰살수차 두 대에서는 푸른빛 색소를 섞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최루액이 발사됐다.
2차 희망버스 참가자에는 노약자와 어린이, 그리고 장애인도 많았다. 하지만 경찰은 행진대오의 정면을 겨냥해 수 분 동안 계속 살수했다. 이어 경찰은 새벽 2시 45분 물포 살수와 함께 참가대오를 향해 치고 들어왔다. 경찰병력은 곤봉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희망버스 행사측 방송차까지 치고들어온 경찰은 방송차 안의 두 명을 연행했고 방송차 케이블을 모두 끊어 방송마저 중단시켰다.
새벽 2시 30분 폭력경찰의 침탈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의 고 1짜리 딸도 이 자리에서 연행됐다. 딸의 연행에 항의하는 엄마도 함께 연행됐다. 심상정 진보신당 고문과 이광석 전농 의장도 현장에서 연행됐다. 이 때 경찰에 폭력적으로 연행된 사람만 모두 50명에 달했다. 이에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애초 있던 곳에서 1백미터 뒤로 빠져 그대로 차도에 앉고 누운 채 농성을 벌였다. 그러자 오전 4시20분께 경찰들은 차벽으로 물러섰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그 뒤 그곳에서 연좌하며 몸짓공연과 난장을 동이 틀 때까지 이어갔다. 그렇게 날을 새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아침 7시 15분 한진중공업으로 향하는 대오 맨 앞에서 경찰폭력과 불법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절망의 원인이 뭔지 다시 알게 됐고, 희망의 시작을 확인했다”면서 “민주노총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퇴출해야 할 사람은 조남호 회장”이라면서 “국회에서 끝까지 조남호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이렇게 연대해주시는 것에 대해 금속노조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금속노조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안전하게 내려오게 하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철회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밤새 연좌농성과 난장 이어가 이어 김선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허영구 새로운노동자정당추진위원회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상임이사,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장, 이동호 시사만화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활동가 등도 차례로 나서 경찰폭력을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각 단체 대표들은 평화적인 행진을 폭력으로 대응한 경찰의 폭력과 초과 이윤을 달성하고도 노동자를 해고한 한진중공업의 이기적인 행동 등을 비판하며 이에 맞선 3차, 4차 희망버스도 조직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결의했다. 이 기자회견 때 희망버스 기획단 집행책임자인 송경동 시인은 모든 연행자가 석방되지 않으면 희망버스를 단 한 대도 출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희망버스 참가대오들은 연이어 “연행자를 석방하라”, “평화행진 보장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경찰은 연행자 중에서 장애인 한 명과 미성년자 한 명만을 석방했다. 2차 희망버스 참가자 1만 여 명은 10일 낮 3시 정리집회를 마친 뒤 타고 온 버스로 타고 돌아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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