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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첫 당대표로 선출된 한명숙 신임대표가 15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축하의 꽃다발을 들어보이며 지지자들에게 답례 인사를 하고 있다. 한 대표 뒤쪽으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박영선, 문성근, 박지원 최고위원이 축하 꽃다발을 들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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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든 시민들의 선택은 안정 속 변화였다. 1·15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시민 65만여 명을 포함해 80만 명에 이르는 선거인단은 한명숙 대표를 민주당의 새 얼굴로 선택했다.
'문성근 역전'이라는 이변은 없었지만 민주당의 변화를 원하는 민심은 넓고 깊었다. 민주당 점령에 나선 64만에 이르는 엄지들의 선택은 친노의 부활·여풍·세대교체 발판으로 요약된다.
모바일 투표 압승한 한명숙... 문성근과 함께 친노 전면에
한명숙 대표의 당선은 예상대로 모바일 투표에서의 압승이 결정적이었다. 한 후보는 총 47만8385명이 참여해 투표율 84.4%를 기록한 모바일 투표에서 23만7153표를(49.57%)를 얻어 2위 문성근 최고위원을 크게 따돌렸다. 한 대표는 39세 이하와 40세 이상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해 세대별로도 고른 득표를 했다.
한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서도 5537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한 이인영 후보(3648표)를 2000여 표차로 따돌렸다. 경선 초반부터 당내 각 세력의 고른 지지를 등어 업은 한 대표는 문성근 후보의 막판 대추격을 뿌리치고 대세를 결정지었다.
한명숙 대표를 필두로 문성근 후보가 2위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당내 권력 지형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폐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가 위축됐던 친노(친노무현계)는 이번 경선을 통해 화려하게 당 전면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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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첫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15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 앞에서 문성근 후보 지지자들이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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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선 주자 중에서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김두관 경남지사도 대권 도전 가능성이 열려있는 등 친노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내 최대 세력을 형성하게 됐다는 평가다.
반면 손학규 상임고문의 경우 이인영, 김부겸 후보를 적극 지원해 최고위원에 모두 당선시켰지만 각각 5위와 6위로 지도부에 턱걸이 하는데 그쳐 분루를 삼켰다.
특히 정치권에 대한 변화 요구를 등에 업고 등장한 시민통합당 후보들은 현실 정치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3명의 후보 중 문성근 후보만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이학영(7위), 박용진(9위) 후보는 탈락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 통합 과정에서 반통합론자라는 낙인이 찍힌 박지원 최고위원은 4위를 기록해 체면치레는 하게 됐다.
거셌던 여풍... 3위 돌풍 박영선, 차세대 간판 굳혀
이번 지도부 경선에서는 여풍도 거셌다. 과거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는 여성 후보가 자력으로 지도부로 입성 쉽지 않아 지명직 최고위원에 여성몫 1명을 배려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명숙 대표와 박영선 최고위원이 자력으로 모두 지도부에 진출했다.
특히 박영선 최고위원은 모바일 투표에서 문성근 최고위원을 3위로 밀어내고 한명숙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결국 박 최고위원은 최종 15.74%의 득표율로 3위로 지도부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재벌개혁과 검찰개혁 브랜드로 문성근 후보에 이어 3위로 최고위원으로 입성하면서 차세대 간판의 위치를 굳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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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첫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15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 앞에서 박영선 후보 지지자들이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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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 발판도 마련됐다. 민주당 출신 486세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인영 후보가 초반 여론조사의 열세를 딛고 당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이 최고위원은 박영선 최고위원과 함께 당의 젊은 얼굴을 대표하면서 당 개혁을 꾀할 전망이다.
올 4월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최고위원의 지도부 입성으로 전국정당화의 가능성도 열렸다는 평가다. 김 최고위원의 당선으로 민주통합당은 영남지역 최초로 선출직 최고위원을 배출하게 됐다. 특히 김부겸 최고위원이 지도부 당선을 구름판 삼아 총선에서도 선전할 경우 민주당은 전국정당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박근혜와 맞대결하게 된 한명숙... 총대선 승리 과제 산적
새로 선출된 지도부의 최대 과제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 승리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총선에서 공천혁신과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한명숙 대표가 풀어야할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우선 공천 문제와 관련해, 4월 총선이 박근혜 대 한명숙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한명숙 대표를 필두로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와 혁신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 못지 않은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이 대두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경선에 참여한 9명의 후보자 모두 가치와 인물 중심의 공천에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또 당이 총선 공천의 70%를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외형적인 틀은 이미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레 공천 과정에서 물갈이를 둘러싼 각 계파간 세력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를 어떻게 수습해 내느냐가 한 대표의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략 공천을 최소화하고 완전국민경선으로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공천혁명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국민들이 확실하게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진보당과 민주당은 모두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권교체 해야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이런 위기의식과 사명감을 놓고 허심탕회하게 이야기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돈봉투 규명, 당내 화학적 결합도 숙제... 한명숙호 대장정 시작
당 쇄신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당까지 번진 '돈 봉투' 사건에 대해 검찰수사가 시작된 만큼 새 지도부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단 한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돈 봉투 사건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면서도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에 민주통합당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민선거인단의 변화 요구를 등에 없은 새 지도부가 파장을 우려해 돈 봉투 사건 덮기에만 급급할 경우 당 안밖의 반발이 예상된다.
당내 화학적 결합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학영, 박용진 후보가 지도부에서 탈락하면서 통합의 한 축인 시민사회를 어떻게 포용하고 받아안을지도 관심거리다. 한 대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시민사회계, 민주당, 노동계 모두 화학적 결합 이뤄냈다"며 "정책 실현하는 데 있어서 서로 다른 의견은 화합과 통합, 갈등 조정이라는 한명숙의 장점을 발휘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과 함께 "2012년을 점령하겠다"는 '한명숙호'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결국 해냈다! 하지만 시작은 이제부터다 - [사람세상 칼럼] ‘피고인’ 한명숙, 민주진보세력의 ‘조타수’로
강기석(홈페이지 편집위원장)
이제 시작이다.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전 총리를 당대표로 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새 지도부가 탄생함으로써 한국의 정치지형이 용트림치기 시작했다. 한국 정치사상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유례가 없는 이 거대한 지각변동은 민주진보세력의 ‘정권환수’가 이루어질 때까지 그 꿈틀거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야권이 통합해야 한다는 명확한 국민의 명령에도, 과연 구 민주당이 지금의 모습으로 시민사회세력과 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결국 그 지난한 작업을 해냈다.
많은 사람들은 또, 구 민주당이 통합결의를 하는 과정에서 보인 약간의 혼란을 지적하면서 민주통합당은 가망이 없다며, ‘도로민주당’이 됐다며 비아냥댔다. 통합을 성공시킨 후에도 별다른 혁신의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급함을 내 비치기도 했다. 갓 심은 나무에서 기어이 열매를 따야겠다는 이런 성급함이란…
혼란, 성급함, 조롱의 잔물결 뚫고 용솟음 친 민심, 그 선택
그런 조롱과 초조함이 일렁이는 동안 저 깊은 심연에서는 무언가 엄청난 것이 착착 준비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 실체가, 모바일에 실린 80만명이라는 민심으로 이날 용솟음쳐 오른 것이다. 그 결과 민주통합당은 안정과 변화, 경륜과 패기가 조화를 이루고 지역색을 탈색시켰으며 각 정치세력이 균형을 이루어 각축하는 전혀 새로운 정당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그 맨 앞에 한명숙, 그 뒤에 문성근이 섰다.
한 전 총리와 문성근 후보가 1‧2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언론은 친노세력의 부활이라고 평가한다. 한 전 총리가 참여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냈고 노무현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다는 점,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했던 문 후보 역시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그런 평가는 일면 타당한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명숙 신임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이끌려 정계에 투신한 이래 국민의 정부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인물이다. 문 후보 역시 부친 문익환 목사와 연결된 정치적 뿌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깊숙이 닿아 있음이 분명하다. 이들의 등장은 이른바 친노의 부활이 아니라 김대중과 노무현의 완벽한 결합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이밖에도 대구출신인 김부겸 후보와 함께 6명 지도부의 출신지가 모두 다르다는 점, 연령별로도 40‧50‧60대가 고르게 포진한 점 등 민심은 민주통합당을 완벽하다 할 정도의 놀라운 구조물로 다시 빚어냈다. 다만 시민사회운동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이학영 후보가 탈락한 것이 아쉽지만, 누구 못지않게 시민사회운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한 대표와 문 최고가 충분히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전 총리에게 대표출마를 강권하다시피 한 이들이 그 자리를 영광으로 여겨 그러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2년여의 기나긴 법정투쟁으로 심신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그에게 또다시 십자가를 지운 것은 그가 민주진보세력을 이끌고 4월 총선과 12월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역시 이명박 정권의 정치탄압을 온 몸으로 겪으며 “무너질 것 같다” “도망가고 싶다”는 나약한 마음을 “피할 수 없는 소명이라면 온 몸으로 받아들여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로 극복했던 것이다. 그 결과 그는 13일 항소심 무죄판결을 받아 낸 후 선언했듯 ‘진실과 정의가 권력을 이긴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혹독한 단련이 그를 ‘철의 여인’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정치탄압 통해 단련된 ‘철의 여인’, 진정성으로 무장하다
그가 이끌 민주통합당과 박근혜가 이끄는 한나라당의 결전은 실로 한민족의 운명을 건 역사적 대결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표출된 민심의 요구는 경제민주화‧남북평화‧복지강화‧양극화해소‧검찰과 언론개혁 등등으로 요약된다. 절박한 부르짖음이다. 그런 부르짖음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쪽으로는 당을 쇄신하고 공천혁명을 이루어야 하며 다른 한 쪽으로 야권연대를 성사시켜야 한다.
민중의 요구에 정확히 대척점에 있으면서도, 한나라당은 열심히 얼굴에 분칠을 하고 새 옷을 갈아입으려 하고 있다. 화장으로 안 되면 분장도 하고 위장도 할 것이다. 여차하면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형광등 1백개를 들고 덤벼드는 수구언론들의 ‘박비어천가’도 요란하다.
하지만 두려워하거나 초조해 할 이유는 없다. 묵묵히 정도를 가면 된다. 한명숙 대표에게는 ‘진정성’이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 진정성이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에게 통했다. 이젠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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