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사랑

노무현 당신이 그립습니다‥!

양현모 2013. 5. 23. 08:39

 

 

 

 

 

 

 

 

 

 

 

 

 

 

찔끔, 눈물이 난다

 

송수권

 

이 바보 머저리야, 이 병신 머저리야 너만 생각하면 밥을 먹다가도 정말, 내가 바보가 되어 눈물이 찔끔 난다 함평천지 나비축제가 있는 날 너는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왔었다 찐빵 같은 얼굴에 허여멀뚝 웃음을 날리며 왔다

 

봉하마을 농부들 속에 서서 나비 주머니에서 한 마리씩 나비를 꺼내어 날리며 히히히 바보 같은 웃음을 웃었다

 

여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는 걸 몰랐네 찐빵 같은 얼굴에 또 허여멀뚝 웃음을 날렸다 나는 그때 손 내밀어 악수하며 말했다

이 병신 머저리야

 

오직 할 일이 없으면 이렇게 싸돌아 다니겠냐 이건 새마을 사업도 아니고 이건 나만 가지고 왜 이래도 아니고 이건 우리가 언제 남이가도 아니고 이건 인동초라는 말도 아니고 허여멀뚝 네 얼굴에 나는 막말을 했지 이 병신 머저리야

 

그 후 너는 뒷산 부엉이 바위에 올라 절벽 밑에 헛발을 디뎠다는구나 절벽 아래 진달래 철쭉이라도 피었던 게지 나비가 한세상 가득 날고 있었던 게지 밥을 먹다가도 너를 생각하면 병신 머저리야 그 숟가락 끝에서 눈물이 찔끔 난다

 

지금도 가을 바람 불어 너의 무덤 위 골풀들 누우 며 그런다지, 너의 웃음은 단군 이래 가장 이쁜 웃음이 아니라 바보가 웃는 웃음 히히히 바보야, 이 병신 머저리야.

 

*노무현대통령 4주기 추도식을 맞이하여‥ 송수권시인의 글로 아침을 열어봅니다‥!

우리시대의 바보‥

우리들의 노짱‥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한 대통령‥

그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