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주장

열악한 현장복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양현모 2011. 7. 20. 21:56

열악한 현장복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단체교섭 잠정합의 안 도출

퇴근 전까지 노동조합에서 공식적으로 잠정합의 안에 대한 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현장은 벌써부터 잠정합의 안에 대한 여론이 분부하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죽도록 일만하는 조합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데 사무관리직들은 스마트 폰으로 잠정합의 안내용을 사진으로 찍어서 전송하는 등,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참으로 해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퇴근하면서 서문 앞 게시판에는 7월22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있었다. 정확한 합의 내용은 내일 아침 밝혀지겠지만 노동조합 지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현장 조합원들이 매년 단체교섭 마무리 시점에서 철저히 소외당하고 무시당하는 느낌은 왠지 씁쓸하기 만하다.

 


내용보다 시기를 선택한 집행부

회사의 1차안 제시이후 집행부는 나름대로 강도 높은 파업전술을 전개하며 교섭에 힘을 실어 나갔다. 하지만 교섭전략과 조직전술은 정확하게 회사의 심장부를 겨냥하지 못하고 비껴나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 단체교섭의 최대 쟁점사항은 ‘O/T20H 추가요구’사항이다. 이번 요구사항은 사무관리직과의 임금차별을 해소한다는 의미에서 현장에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회사가 꼭꼭 숨겨놓은 사무관리직의 임금테이블 공개여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집행부의 교섭전략과 홍보전략은 현장의 관심과는 달리 사무관리직과 현장과의 임금차별을 부각시켜내는데 한계를 보였으며, 사무관리직의 임금테이블도 공개해내지 못한 채, 단체교섭을 졸속적으로 마무리해야하는 무능함을 스스로 드러냈다. 결국 집행부의 투쟁전술은 내용을 채우기 위한 투쟁 전술이 아니라 휴가비를 타서 휴가나 가자는 현장의 기대심리를 이용한 시간벌기 투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전임자 급여해소 문제와 하청노동자 처우개선문제

이번투쟁을 통해서 전임자 급여문제를 기본금 인상분에서 일정금액을 각출하는 방식으로 해결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 기아자동차 사측은 기본금 8만5천원을 제시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집행부는 고정급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단체교섭은 회사가 그어놓은 한계선을 넘지 못했다. 송전탑 고공투쟁 이후 전국적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처절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대기업의 사내하청이 불법파견 논란을 거치면서 하청노동자들의 사용자는 모기업의 사용자임이 대법원 판결에서 인정되었다. 그럼에도 하청노동자 처우개선문제는 휴가기간이나 조정하는 미흡한 요구로 시작하는 생색내기 식 투쟁에 그치고 말았다.


대우조선매각 방향은 무엇인가?

돌이켜보면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기업 확장과 해외사업장 확장이 대우그룹부도사태로 나타났으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우조선은 공적자금회수라는 명목으로 매각사업장으로 분류되어 끊임없이 ‘매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입질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 당선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대우조선을 ‘국민 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청와대에 건의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와 같은 국민 공모주 방식은 대우조선노동조합도 검토하고 주장한 바 있으며, 구조조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매각방식’으로 선호하고 있다. 이렇듯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정부의 입장변화가 예고되고 있고, 하이닉스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으로 대우조선매각이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집행부는 정책토론회에 성만호위원장이 직접 나선다는 발표를 했다. 어디서 정책토론회를 한다는 내용과 대우조선노동조합의 명확한 입장도 없이 무슨 내용으로 정책토론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열악한 현장복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계속되는 폭염이 현장조합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기온이 높아서 휴식시간이 연장되고 오침이라도 취 할라치면 마땅히 쉴 곳이 없다. 휴게실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그늘 진 블록아래 시멘트 바닥에서 신문지를 깔고 지친 몸을 뉘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루 종일 더위에 시달리면 지친 몸을 이끌고 복지관 계단을 4~5층 올라서 탈의실에 도착하면 탈의실에 힘없이 돌아가는 선풍기 두 대로는 10여명의 몸에서 품어대는 열기를 식혀내지 못한다. 그놈의 에어콘이라도 탈의실에 설치해달라고 몇 년을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올려서 애걸해보지만, 회사경영진들은 알아듣지를 못한다. 탈의실은 옷 갈아입기 위해서 잠깐 들리는 곳 일뿐이라는 그들의 생각이 현장노동자들의 고충을 외면하고 있다. 결국은 사무관리직과 현장은 차별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과 틀을 박살내지 않으면 열악한 현장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를 진정한 현장활동으로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