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소식

"현대중노조 선거 근로감독관 입회하라"

양현모 2011. 10. 14. 20:34

"현대중노조 선거 근로감독관 입회하라"

김형균 후보, 현대중 출신 시.구의원 기자회견

울산노동뉴스 편집국 2011.10.17 17:40

현대중공업노동조합 19대 임원선거에 출마한 새로운민주노조건설을위한민주연합 김형균 위원장 후보와 현대중공업 출신 김진영, 이재현 울산시의원, 김경득, 황보곤 동구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투표권 행사를 위해 통합 투개표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선거 입회를 요청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현대중공업노조는 임원선거 때 40여개 투표소별로 투표를 진행해왔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사번별로 1~5공장 식당에서 투표하고 통합 개표하는 것과 대조된다. 현대미포조선노조도 한우리회관에서 통합 투개표를 실시한다.

김형균 후보와 시.구의원들은 "현대중공업노조의 투표 진행 방식은 조합원들의 투표 성향이 부서별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면서 "그 결과 부서별로 투표 결과를 놓고 관리자들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자들의 경쟁은 회사가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 행위로 이어져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투표권 행사에 결정적인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면서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투표권 행사를 보장받기 위해 부서 구분 없는 통합 투표와 통합 개표를 실시할 것"을 현대중공업노조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의 임원선거에 회사가 개입해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 해당 조합원들의 청원으로 근로감독관이 입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노조 임원선거에 울산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입회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중공업노조 19대 임원선거에는 새민련 김형균 후보를 비롯해 현 집행부 소속 현장조직인 노민투 김진필 후보와 노민투를 탈퇴한 참노회 김성호 후보가 출마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노민투 김진필 후보를 빼고 나머지 두 후보는 후보등록을 위해 필요한 조합원 500명의 추천 서명을 채우지 못해 애를 먹었다.

김형균 후보는 후보등록 마감 이틀 전인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중공업 회사가 김형균 후보와 김성호 후보의 후보등록을 막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하고, 회사 정문 맞은 편 인도에서 이틀 동안 노숙농성을 벌인 끝에 후보등록에 필요한 500명 추천서명을 모두 채웠다.

13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관위와 세 후보는 논란 끝에 추천인 명부를 선거가 끝날 때까지 경남은행 대송지점 대여금고에 보관하기로 합의했다. 추천인 명부가 회사로 들어가게 될 경우 조합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현대중공업노조 임원선거는 오는 21일 1차 투표를 실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놓고 25일 결선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김형균 후보 선거대책본부가 밝힌 현대중공업 부정선거 사례
투표장에서 벌어지는 사례

1. 릴레이 공개 투표: 반원 10여명이 한 줄로 서서 투표장에서 대기하고 반장은 맨뒤에 서서 반원이 투표하는 것을 지켜보는데 반원들은 기표한 투표 용지를 접지 않고 투표함에 넣어 기표 내용이 공개되도록 한다. 사전에 투표 용지를 접지 말고 투표함에 넣으라고 요구하고 만약 접으면 회사가 원하지 않는 반대 성향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협박한다.

2. 투표 용지 휴대폰 인증샷: 투표소에서 기표한 투표 용지를 휴대폰으로 찍어 가져와 투표 내용을 확인한다. 이는 현장에서 여러 차례 발견돼 문제가 됐는데 지난 4.27 울산동구청장 재선거에서 현대중공업 직원 2명이 기표한 투표 용지를 휴대폰으로 찍다가 발각돼 문제가 됐던 사례가 있다.

3. 개방된 공간의 투표소: 회사 식당, 교육장 등 투표 진행 장소를 협소하게 만들어 투표 종사자가 투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거나 밖에서 관리자들이 투표 장소를 지켜볼 수 있는 장소에서는 조합원들이 기표할 때 심리적인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어 사실상 공개 투표가 된다. 심지어 기표소 위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소문을 내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투표하기 전 회사 관리자가 개입하는 사례

1. 관리자가 소속 조합원의 가정을 방문해 회사측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한다.
2. 반, 팀, 과 단위로 회식을 하고 그 자리에서 직.간접으로 회사측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요한다.
3. 부서 단위 가을 야유회 행사를 선거일 이전에 진행토록 해 회사측 후보 지지를 유도한다.
4. 관리자가 조합원을 개인 면담하면서 진급, 포상, 직책 등을 미끼로 회사측 후보를 지지하도록 요청한다.
5. 관리자가 조합원 개인별로 향응을 제공하며 회사측 후보 지지를 요청한다.
6. 조합원 개인별 성향을 분석해서 집중 교육한다.
7. 후보등록 서류에 500인 추천서명 못하게 압력을 행사하고, 서명해준 사람이 알려지면 불이익을 줄 것을 암시한 뒤 서명 철회를 요구한다.
8. 각 부서별 2~3명의 '선거도우미'를 차출해서 회사측 후보의 선거를 지원하며 이들은 얼굴을 잘 모르는 다른 부서에서 세몰이할 때 동원된다.

노조 선관위의 불공정 선거 개입 사례

1. 선거홍보물 심의권을 이용해 자신들과 반대 세력 후보의 홍보 내용을 제한한다.
2. 투표소를 세분해 투표하고 개표할 때 부서별 또는 사업부별 조합원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해 관리자의 노무관리 능력을 경쟁시키고 관리자가 선거에 개입하도록 유도한다.

현대중노조, 후보추천인 명부 은행 금고에 보관키로

후보등록 마감...새민련 김형균 선대본 출범

울산노동뉴스 편집국 2011.10.14 14:04

현대중공업노조 19대 임원선거 후보등록이 13일 정오 마감됐다. 현 오종쇄 집행부를 비롯, 지난 9년 동안 노조 집행권을 놓치지 않았던 노동자민주혁신투쟁위원회 김진필, 이철효, 이봉수(위원장-부위원장-사무국장) 후보조가 가장 먼저 등록해 기호 1번을 배정받았다.

현대중공업 관리자들이 총동원되다시피한 후보 추천서명 방해를 뚫고 새로운민주노조건설을위한민주연합 김형균-김진석-김규진 후보조는 추천인 500명을 채워 두번째로 후보등록을 마쳤다. 후보등록 순으로 기호가 배정되는 선관위 규칙에 따라 김형균 후보는 기호 2번이 배정됐다.

노민투를 탈퇴해 출마한 참된노동자회 김성호-최병기-유상구 후보조도 500명의 후보추천인 명부를 제출하고 세번째로 등록해 기호 3번을 받았다.

김형균 후보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회사는 김형균 후보와 김성호 후보의 후보등록을 막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조합원 추천서명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명을 하면 퇴직 후 촉탁직 채용이나 자녀 채용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사쪽의 압박에 조합원들은 극도로 위축됐고, 서명을 했던 조합원도 후보에게 서명을 빼달라고 사정하는 일까지 생겼다.

▲  새민련 김형균 후보는 회사의 부당 선거개입 중단을 요구하며 11~13일 현대중공업 정문 맞은편 인도에서 노숙농성을 벌였다.
김형균 후보는 11일 오후 2시 울산시 프레스센터에서 회사의 불법 선거 개입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 4시부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회사의 압력으로 후보추천 서명 500명을 못받아 후보등록조차 어렵다는 것과 김형균 후보의 노숙농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민주파가 후보등록조차 못하면 노동조합 견제세력이 완전히 없어져버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

12일 새벽 김형균 후보의 노숙농성장을 찾은 한 조합원은 술에 취한 채 "아들 취업 때문에 서명 못해줘서 미안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12일 위기의식을 느낀 현장 조합원들이 한명 한명씩 후보추천 서명작업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13일을 넘기면서 김형균 후보와 김성호 후보는 추천서명인 500명을 채울 수 있었다.

13일 후보등록 마감 뒤 현대중공업노조 선거관리위원회와 후보들이 만난 자리에서 김성호 후보는 회사가 후보추천 서명을 한 조합원에게 사후 보복과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며 후보추천인 명부를 없애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김성호 후보의 요구에 반대했고, 논란 끝에 추천인 명부를 선거가 끝날 때까지 경남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후보들과 선관위는 선거가 끝난 뒤 당선자와 낙선자들이 협의해서 추천인 명부를 노동조합에 인계하기로 합의했다.

새민련 김형균 후보 선대본 출범

전노회, 청년노동자, 분과별 동지회 등 민주파 현장조직들이 모여 만든 새민련은 13일 오후 7시 동구 전하동 전노회 사무실에서 김형균 후보 선대본 출범식을 열고 선거 승리와 민주노조 복원을 다짐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깜짝 마술공연과 노래공연, 하모니카공연까지 곁들여 열린 이날 출범식에는 새민련 조직원을 비롯해 공공노조 울산대병원분회, 현대미포조선 현장투, 민주노총울산본부,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노옥희 전 진보신당울산시당 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병모 선대본부장은 "김형균 후보의 노숙투쟁을 보면서 후보등록을 못하면 어쩌나 많은 조합원들이 안타까워 했다"면서 "조합원들의 염원을 모아 반드시 민주노조를 복원하자"고 힘줘 말했다.

김형균 위원장 후보는 "현대중공업 민주노조는 분명히 복원될 것"이라며 "후보등록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면 이제는 이 분위기를 몰아서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기를 펼 수 있도록 하는 선거투쟁을 벌이자"고 말했다.

또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조합원들은 분명히 움직일 것이고, 우리가 다가간만큼 조합원들도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며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조합원들의 마음을 붙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등록을 마친 김진필, 김형균, 김성호 후보는 14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 오는 20일 1차 투표에서 당락을 가른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