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를 점령하라. 우리는 99%다” | |
[한국판 월가 점령 시위 현장] 저축은행·키코 피해자, 쌍용차 해고자 등 참여 “1% 금융자본가에 맞서 함께 싸우자”…외국인들도 자발적 참여 | |
금융자본의 횡포에 분노한 시민 200여명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으로 몰려와 ‘여의도를 점령하라…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 시위를 벌였다. 저축은행 피해자, 키코사태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외국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금융자본을 규제하지 않는 정부를 성토했다. 이날 집회는 세계 80여개 나라 90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함께 열렸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1%의 금융 자본가들이 99%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게 미국식 자본주의다. 99%를 위해 금융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모였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피해자 50여명은 집회 시작 전부터 금융위원회 앞 야외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정부가 저축은행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아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다”고 성토했다. 김옥주씨는 “정부가 서민의 재산을 강탈해 재벌에 안겨주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부실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 모두 공범이다”고 주장했다.
키코 금융상품으로 피해를 입은 회사의 직원들이 회사 대표와 함께 단체로 나오기도 했다. 2008년 키코 상품에 가입했다가 25억원 이상 피해를 입은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나온 최아무개(45)씨는 ‘금감원을 단죄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최씨는 “키코 상품을 만들어 부당 이득을 취한 은행들을 감독해야 하는 금융감독원이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금융감독 위원장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발적으로 금융위원회 앞으로 몰려온 외국인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들은 ‘Occupy Together’ 누리집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한국 집회 소식을 보고 찾아온 이들이었다. 브루노 마요라노(26·아르헨티나)씨는 “80%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 세대에 자원은 남아나는 게 없을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 시민들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6시에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4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라’라는 집회가 1박2일 일정으로 시작된다. 경찰이 서울광장 집회를 불허한 상태여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 충돌도 우려된다. 이들은 또 오는 21일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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