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 속 볼썽사나운 4대강 아부경쟁 | ||||||||||||||||||
[비평] 동아일보, 가뭄 시달린 낙동강에 4대강 효과?…“국토 타들어가고 녹조신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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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통해 물그릇을 크게 확장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가뭄에 시달리던 낙동강 경북지역은 상주보 구미보 등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동아일보 6월 25일자 <104년만의 가뭄에 홍수도 대비해야 하는 치수 비상>이라는 사설에 담긴 내용이다. 동아일보 기사 내용대로라면 경북 지역 농민들은 잔치라도 해야 할까. 가뭄 피해를 막아주신 4대강 사업 추진세력에게 ‘경배’라도 해야 할까. 최악의 가뭄 속에 전국이 타들어가고 있다. 동아일보도 사설 제목에 ‘104년만의 가뭄’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는가. 농민의 시름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충분한 햇볕과 적정한 수분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제대로 자라야 할 시점에 수분 공급이 끊겨 버렸다.
농작물이 제대로 자랄 리 없고, 제대로 수확이나 가능할지 걱정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자식 같이 애지중지 길렀던 농민들은 입안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하늘만 쳐다보고 있지만 언제 ‘단비’가 내릴 것인지 기약이 없다. 농민의 가슴은 타들어간 지 오래인데 정부 관계자와 일부 언론은 ‘4대강 아부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에게 가뭄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한국은 4대강 사업의 탁월한 능력 때문에 가뭄의 피해를 극복한 나라로 묘사되고 있다. 심지어 4대강사업추진본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뭄이 때 아닌 폭염 때문에 정서적으로 발생한 느낌이지 실제로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 착시현상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입방아를 자초했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농민의 마음이나 하루 다르게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때문에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닌 서민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는 ‘탁상 행정’의 모습 아닌가. 정말로 ‘착시현상’인가. 4대강 사업 예찬론에 힘을 보탠 동아일보 지면을 살펴보자. 동아일보는 6월 25일자 14면 <젖소-물고기까지 폐사…가뭄 이번주 고비>라는 기사에서 “중부권에 한 달 넘게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농심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104년 만에 최악이라는 가뭄 피해는 농작물은 물론이고 가축 물고기까지 죽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동아일보 지면에 담긴 기사 내용 말이다. 언론은 지금 ‘4대강 아부경쟁’에 동참할 때가 아니다. 대통령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하는 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4대강 사업 예찬론이 담긴 그런 사설을 내보내지 않아도 충분히 정권에 우호적인 언론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있다. 티 나게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 비판과 견제의 기능이 사라진 언론이라면 존재이유를 되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동아일보 사설에 담긴 가뭄에 대한 시선과 상반된 시선을 전한 언론이 있다.
한겨레는 6월 25일자 28면에 전면에 걸쳐 단 한 장의 사진 기사를 내보냈다. <국토는 타들어가고 낙동강은 신음하고>라는 부제어가 붙은 사진 기사이다. 4대강 사업 후유증으로 낙동강이 녹조로 신음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가 전혀 다른 시선 아닌가. 한겨레가 전한 내용은 전국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 4대강 사업 구간 일부 지역의 물그릇을 키운다고 가뭄이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상식’은 물론이고, 그토록 칭찬을 아끼지 않던 낙동강 4대강 사업 구간의 ‘가려진 본모습’을 드러낸 사진 아닌가. “박노해 시인이 '강물은 흘러야 한다'에서 읊었듯이, 강의 생명은 댐 속의 많은 물이 아니라 유장히 흐르는 맑은 물이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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